포스코그룹이 내달 19일 이사회를 열고 '현직 회장 우선 연임에 관한 심사 규정'을 개정한다.
'셀프 연임' 논란을 빚어온 이 규정이 바뀔 경우 내년 3월 연임 임기를 마치는 최정우(66·사진) 포스코홀딩스 회장은 자연스럽게 사퇴의사를 밝힐 가능성이 높다. 이사회 개최 이후 포스코는 회장(CEO)추천위원회를 가동하면서 후임 회장 인선에 속도를 내게 된다. 현재 후임 회장 후보군에는 김학동(64) 포스코 대표이사 부회장, 황은연(65) 전 포스코인재창조원장 등 전·현직 포스코 임원들과 외부의 일부 인사들이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내달 19일 이사회를 개최, 그동안 '선진지배구조 태스크포스(TF)'가 작업해온 회장 선임절차 개정안을 의결할 계획이다. 현행 회장 선임 제도는 현직 회장이 연임 의사를 밝히면 경쟁자 없이 단독으로 자격 심사를 받게 하고 있지만, 이는 '셀프 연임에 유리한 구조'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다음달 이사회를 통해 회장 선임 방식이 바뀌게 되면 현행 회장인 최 회장이 연임 의사를 밝히더라도 다른 후보들과 함께 심사를 받게 된다. 포스코그룹의 사규에 따르면 최 회장은 임기 종료 3개월 전에는 연임 도전 또는 퇴임 의사를 밝혀야 한다.
그러나 회장이 연임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동안 역대 포스코 회장들이 모두 정권 교체기에 함께 교체됐고, 정해진 임기를 끝까지 채운 사람도 없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10대 그룹 총수 중 유일하게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길에 계속 동행하지 못하면서 '패싱 논란'을 낳았다. 지난해 태풍 피해에 안일하게 대처했다는 비난을 받았으며, 올해는 노조와 임단협 갈등으로 창사 이래 첫 파업 위기를 맞는 등 경영능력을 의심받고 있다. 그는 지난 2018년 7월 포스코 회장에 오른 이후 2021년 3월 연임에 성공하며 이달까지 5년 5개월째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최 회장이 다음달 19일 이사회 직후 재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 포스코 내에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CEO 승계 위원회'가 구성돼 회장 후보군 작성 작업에 돌입한다. 차기 회장 후보군은 CEO 후보추천위원회의 심층면접 등을 통해 1명의 최종 후보자를 선정, 내년 3월 주총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현재 차기 회장 후보로는 김학동(64) 포스코 대표이사 부회장, 유병옥(66) 포스코홀딩스 친환경미래소재총괄 부사장, 정탁(64)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 정기섭(62) 포스코홀딩스 사장, 황은연(65) 전 포스코인재창조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외부 인사로는 권영수(66)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김학동 부회장은 포스코그룹 지주사 전환으로 신설된 포스코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유병옥 부사장은 그동안 그룹 내 요직을 거치면서 핵심인물로 꼽히고 있으며, 황은연 전 원장 역시 철강 마케팅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LG 출신 권 부회장의 경우 지난 1일 포스코 회장 선임설을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