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or 정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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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고무신차단
작성: 2022.11.24 12:09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일대 건물 10곳은 최소 130개에 달하는 대학 입시 학원들로 빼곡하다. 대치동 학군 아파트를 상징하는 ‘은마아파트’ 내 종합상가에는 상가 한 층에만 40개에 가까운 학원이 들어섰다. ‘국어·영어·수학’ 학원 비중이 족히 90%가 넘었다. 대치동 일대에서 대학 입시 학원을 운영하는 5명에게 ‘요즘의 입시 트랜드’를 묻자 모두 ‘정시’라고 답했다. 한 사교육업자는 “요즘은 정시 위주로 준비하는 학생들이 우수한 학생이고, 정시 준비에 전념하는 학교가 좋은 고등학교라고 평가받는다”고 했다.

‘정시 확대’의 시기가 시작됐다. 올해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발표한 ‘2023학년도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에 따르면 올해 서울 16개 주요 대학의 정시 선발비율이 40% 이상으로 증가했다. 대입 모집인원 증가분 2571명 중 수도권 정시 모집 증가분이 825명이다.


정시 비율이 확대된 배경에는 고위공직자 자녀들의 ‘입시 비리’ 논란이 있다. 문재인 정부는 2019년 무렵 조국 전 법무부장관 자녀를 둘러싼 입시비리 의혹이 불거진 이후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정시 비중 확대를 제시했다. 그 결과 서울 주요 대학의 정시 비중은 40%까지 확대됐다. 윤석열 정부는 일단 이 비율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도 ‘부모찬스 없는 공정한 대입제도를 만들겠다’며 정시 확대를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사교육 증가’ 등의 이유로 국정과제 이행계획서에는 포함하지 않았다.

입시 비리 논란이 터질 때마다 대안은 정시 확대였다. 과연 정시는 수시보다 입시의 ‘공정성’을 담보하는 제도일까. 23일 경향신문은 지식콘텐츠 스타트업 ‘언더스코어’, 사회과학 분야 연구자들의 모임 ‘불평등연구회’와 함께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자 정시·수시와 사회경제적 지위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누가 정시를 선호하고, 누가 이 시험에서 우위를 점하는지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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