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위원장은 “법과 제도를 많이 바꿀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기업들의 태도 변화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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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장서 단타만 치는 이유? 주주 배신하는 이사회"...저평가 해법 제시한 與
오기형 민주당 K-자본시장특위 위원장
이사회가 주주 이익 외면하니
신뢰 잃은 시장 단타만 반복
중복상장처럼 중대한 결정땐
이사가 주주 설득해 동의 얻고
결과까지 책임지는 풍토 필요
지금 대한민국 자본시장을 상징하는 단어는 ‘변동성’이다. 증시는 하루 동안에도 롤러코스터를 탄다. 반도체 기업의 놀라운 실적을 계기로 상승 랠리를 벌였지만 삼성전자·SK하이닉스 두 종목에 대한 쏠림이 부메랑으로 돌아온 형국이다. 그런 와중에 K증시의 장기 우상향을 위한 정책 아이디어도 쏟아져 나왔다. 중복 상장 방지, 의무공개 매수, 베어허그 등 여러 제도가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되면서 기업와 투자자들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모양새다.
여당의 자본시장 정책을 주도하는 ‘K-자본시장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30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이 같은 흐름을 관통하는 핵심을 ‘주주에 대한 이사의 충실의무 강화’라고 짚었다. 주주의 이익을 강화하는 것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최선의 방법이고, 이사회를 구성하는 이사들이 주주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할 때 자본시장도 업그레이드될 것이라는 소신이다. 오 위원장은 “법과 제도를 많이 바꿀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기업들의 태도 변화를 요청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약.
-국내 주식시장을 어떻게 보나.
“이재명 정부가 자본시장 정책을 추진할 때 초반에는 반응이 냉소가 주를 이뤘지만 이제는 해외 투자자들도 정책 효과가 크다고 인정한다. 변동성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금융당국 역할이 중요하다.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같은 부분은 비판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변동성 해소 방안은.
“자본시장에서 가격을 정책으로 통제해서는 안 된다. 다만 투명성을 강화하면 급격한 변동성은 줄어들 것으로 본다. 이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넘어 프리미엄으로 가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자본시장 정책의 일관성을 강화해 시장의 힘으로 주식시장을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디스카운트 원인은 뭐라고 보나.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핵심은 뒤통수, 즉 주주에 대한 배신이다. 장기 투자자와 기관이 혁신기업에 계속해서 투자를 하려면 신뢰가 형성돼야 한다. 그런데 회사가 성장하면서 생기는 과실이 주주에게 제대로 돌아가지 못해 신뢰가 깨진다. 투자자들은 장기 포트폴리오를 늘리지 못하고 단타만 반복하게 되고 이로 인해 한국 주식시장은 박스피에 갇히는 문제가 생겼다.”
-가장 중요한 해법은 뭘까.
“자본시장이 선진화되려면, 즉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없애려면 이사들이 거수기 역할을 그만두고 ‘책임이사’로 자리 잡아야 한다. 이사들의 책임을 묻는 관행이 쌓일 때 정책 기조에 대한 신뢰가 생긴다.”
“이사는 주주들의 대표이지, 특정 지배주주의 수족이 아니다. 자본시장 역할은 지속적으로 혁신기업을 발굴하고 이들에게 자금 조달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데 투자로 자금을 조달하겠다고 하면서 주주를 설득하지 않고 책임도 묻지 않는다면 자본시장에서 투자를 이끌어낼 요인이 사라진다. 이사가 충실의무를 다하지 못해 사고를 쳤을 때 전 재산이 날아가는 사례가 하나만 나오면 이 같은 관행이 확실하게 자리 잡을 것이다.”
-너무 강한 압박 아닐까.
“핵심은 ‘뒤통수를 치는 이사에게는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기업을 운영하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주주를 최대한 설득하고, 어떤 결정을 내리든 책임을 지라는 것이다. 자본시장에서 이 부분만큼은 일관성 있게 추진돼야 한다. 지금 추진되는 것이 이전에 없던 새로운 제도나 개념이 아니다. 이전 정부가 추진하려다가 안 한 것을 우리가 하는 것이다.”
-중복 상장은 어떻게 보나.
“이 부분도 결국 주주에 대한 설득이 중요하다. 중복 상장 이슈의 핵심은 모회사 주주 보호가 이뤄졌는지 그리고 이들의 동의를 얻었는지다. 중복 상장이 국내든, 해외든 어디서 이뤄지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솔리다임의 경우 상장을 안 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 그리고 상장했을 때 시너지를 비교해서 주주들을 설득했어야 했는데 설득하려다 그냥 멈춘 것이다.”
-설득하면 문제가 없다는 것인가.
“모든 주주가 동의할 경우 민사상 책임을 면제해주면 된다. 이건 기업 내부의 문제니까 외부에서 왈가왈부할 필요가 없다. 관계된 투자자들이 워낙 많고, 이들의 목소리가 잘 반영되지 않는다는 판단 때문에 정부에서 중복 상장 규정도 발표하지만 원칙적으로는 회사 내부에서 이사들이 주주에 충실했는지가 중요하다. 주주들에게 충분히 설명했고, 이들이 동의한다면 외부에서 개입할 이유는 없다. 이미 중복 상장이 이뤄진 곳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하는 것이 주주에게 이익이 되는지를 자신들이 알아서 판단해야 한다. 자진적인 상장폐지 유도 등의 대책은 고민하지 않고 있고, 논의할 단계도 아니다.”
-그 밖에 추진하는 제도는.
“의무공개매수제는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논의 중이다. 선행 매수가 포함된 상태로 논의가 이뤄지는 것 같은데 아직 논의 중인 단계다. 중요한 점은 일부 주주들이 경영권 프리미엄이라는 명분으로 매각 이익을 독점하는 것을 정리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이 같은 논의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인수·합병(M&A)을 활성화한다는 취지도 있지만 기존 지배주주의 기득권을 최소화하기 위해 추진하는 것은 분명하다. 주가 누르기 방지법은 관련 내용을 다듬고 있다. 새로운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아니고 상속세와 증여세 관련 법안과 정부안을 절충해서 푸는 방법을 찾고 있다.”
-향후 위원회의 목표는.
“그동안 세 차례 이뤄진 상법개정안이 시장에서 관행으로 쌓이고 있다. 처음에는 이 같은 정책을 냉소적으로 보던 이들도 이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정책적 노력에 대해 ‘의미가 없다’고 말하지 않는다. 아직은 확고하지 않지만 몇 년 동안 이 같은 관행이 쌓이면 현실로 다가올 것이다. 지금 특위는 원래 코스피5000 특위로 시작했다가 명칭을 변경했다. 정치나 정책이 시장 가격을 컨트롤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문제의식이 반영됐다. 투자자들이 시장을 신뢰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룰을 제대로 세팅하겠다. 이재명 정부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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