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매각… “배터리 투자 지속”
이사회에 매각 계획 보고
보유 지분 15.2%, 10조원 이상 추정
삼성SDI 배터리 투자를 위한 실탄을 확보하기 위해 보유 중인 삼성디스플레이 지분을 매각하기로 했다. 전기차 업황 침체와 주주의 반발로 유상증자가 어려운 환경에서 보유 자산 유동화를 통한 자금 조달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SDI는 19일 “투자 재원 확보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보유 중인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등의 매각 추진안을 이사회에 보고했다”라고 공시했다. 삼성SDI는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15.2%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장부가 기준 10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삼성SDI는 매각 규모와 거래 상대 등 구체적인 조건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시장에서는 지분을 모두 매각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 열린 배터리 전시회에 삼성SDI가 차린 부스./뉴스1
삼성SDI가 ‘알짜 자산’인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매각에 나선 이유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상황에서 실적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삼성SDI는 2024년 약 6조6000억원, 지난해 약 3조3000억원에 이어 올해도 3조2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막대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지만 업황 악화로 지난해 대규모 적자가 났다. 삼성SDI는 지난해 1조7224억원 적자를 냈는데, 올해도 흑자 전환을 기대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투자를 위한 자금 수요가 크지만 유상증자를 추진하긴 어려운 환경이다. 이미 지난해 유상증자를 통해 1조6500억원을 조달한 데다, 대기업의 유상증자를 바라보는 당국과 주주의 시선이 곱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삼성SDI가 매각하는 삼성디스플레이 지분을 누가 인수할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후보는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84.8%를 보유한 삼성전자다. 삼성전자가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디스플레이 지분을 모두 인수하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의 100% 자회사가 된다. 반도체 호황이 이어지고 있어 삼성전자는 삼성디스플레이 나머지 지분을 인수할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게다가 삼성디스플레이는 양호한 실적을 바탕으로 매년 안정적인 배당을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외 전략적 투자자가 삼성디스플레이 지분을 인수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연선옥 기자 actor@chosunbiz.com
점점 커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