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건영에세이 2025.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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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는자차단
작성: 2025.06.20 14:49

전일 뉴욕 증시 휴장이었습니다. 다만 선물 시장에서의 분위기는 그리 좋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상황도 문제이지만, 이번 주에 국제 공조에 대한 기대를 불러일으켰던 G7정상회담의 성과는 전무했죠. 유로존이 러시아에 대해 진행하겠다는 규제 역시 흐지부지 끝나는 분위기입니다. 큰 성과가 없는 것인가요.. T.T 그리고 FOMC결과 역시 시장에게는 그리 우호적으로 느껴지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주판 튕겨보면 결국 매파거든요.. 되려 연준 내 내분의 흐름을 시사한 채 끝났으니까요.. 중동에서의 분열, G7에서의 분열, 그리고 연준 내의 분열… 미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는 분열의 흐름들… 분열의 시대가 되는 건가요… 이게 시장에 어떤 모습으로 현현하게 될지 걱정이 됩니다. 


네. 이 얘기는 차차 이어가도록 하구요.. 오늘은 달러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죠. 중국인민은행 판궁성 총재의 발언이 있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매우 중요한 함의를 담는다고 보고 있습니다. 미국 달러 패권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어떻게 달러 패권을 흔들고.. 다른 통화가 부상하면 되는지를 얘기해주고 있죠. 지금처럼 미국에 대한 신뢰에 의구심이 커질 때.. 이를 파고드는 중국과 유로존의 모습을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한 문단 한 문단 읽어보시죠. 


“판 총재는 이날 상하이에서 열린 연례 루자주이 금융포럼에서 “앞으로 글로벌 통화 시스템은 몇몇 주권 통화가 공존하고 경쟁하며 상호 견제하는 방향으로 계속 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 세계적으로 단일 통화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줄이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최근 몇 년간 위안화의 글로벌 위상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락가락한 정책으로 인해 미국에 대한 신뢰가 약화됨에 따라 투자자들이 최근 달러 보유를 줄이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재집권한 이후 달러화는 유로ㆍ파운드ㆍ스위스 프랑 대비 10% 이상 가치가 절하되는 등 전 세계 주요 통화에 대해 모두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투데이, 25. 6. 18)


우선 첫문단에서 판 총재는 글로벌 통화시스템은 한 국가의 단일 통화에 의존하지 않고 여러 국가 통화가 공존하는 시스템으로 갈 수 있다는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몇 년간 글로벌 위상이 높아졌다는 얘기를 하고 있죠. 단일 통화가 통화 시스템에서 힘을 발휘하게 되면 이게 다양한 방식으로 악용될 수 있습니다. 이에 달러화에서 벗어나 위!안!화!가 아니라.. 다른 여러 통화가 함께 믹스가 되어서 통화 시스템을 구축하자는 얘기를 하고 있죠. 그러면서 유로존에 러브콜을 합니다. 다음 문단 인용합니다. 

“이에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전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게재된 기고에서 “유럽에 기회이자 ‘글로벌 유로’의 순간”이라며 유럽에 행동을 촉구하기도 했다. 판 총재는 라가르드 ECB 총재의 발언을 인용하며 미국 달러화의 지배력이 점점 더 불확실해지고 있으며, 유로화가 세계적으로 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앞서 라가르드 총재는 12일 베이징을 이례적으로 방문해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회담을 하기도 했다. 당시 리 총리는 중국이 ECB와 국제통화체제 개혁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투데이, 25. 6. 18)


최근 라가르드 총재의 행보가 심상치 않죠. 부쩍 유로 국뽕을 계속해서 언급하고 있죠. 유로화가 국제 통화로 자리잡을 절호의 기회라는 점을 수시로 언급하고 있습니다. 위의 인용문에서도 마찬가지이겠지만.. 그 이전 최근 1개월 정도 기회가 날 때마다 얘기하고 있죠. 잠시 기사 인용합니다. 


“라가르드 ECB 총재, ‘달러 지배적 역할 더는 확실하지 않다’”(연합뉴스, 25. 6. 17)


“라가드르 ECB 총재, ‘유로화, 1위 기축통화 미국 달러 대체 가능’”(뉴스1, 25. 5. 27)


“라가르드 ECB 총재 ‘달러 약세는 미국 정책 신뢰 상실 탓… 유로화에 기회’”(조선비즈, 25. 5. 19)


여기서 잠시.. 급질문 하나 드려보죠. 미국이 이런 얘기를 들으면 좋아할까요? “네버”겠죠. 자신들이 금과옥조처럼 여기는 달러 패권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게 되니… 항상 신흥 세력들은 기존의 기축 통화가 약해질 때 치고 올라오곤 합니다. 지금 달러에 빈틈이 보이는 듯 하니 유로와 위안화가 치고 올라오는 그림인가요? 이렇게 대놓고 발언하고 나오고… 중국이 유로에 러브콜을 하면서 함께 달러를 흔들자.. 라는 얘기를 하니.. 기분이 좋을리 없을 겁니다. 


판궁성 인민은행 총재는 최근 언급되고 있는 스테이블 코인에 대해서도 한마디 덧붙입니다. 이 부분도 중요합니다. 한 번 읽어보시죠. 

“판궁성 행장은 포럼에서 "블록체인, 분산원장 등 새로운 기술로 중앙은행의 디지털 화폐, 스테이블코인이 초고속 발전을 이루면서 기존 전통적인 국경간 결제체계를 철저하게 재편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이것은 금융감독관리에는 거대한 도전을 제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기존 국경간 결제체계가 안고 있는 문제점이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금융 인프라 시설을 쉽게 무기화하거나 일방적인 제제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는 데다 기존 방식이 신흥 디지털 기술과 비교하면 효율이 떨어지고 원가는 많이 들고 보급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는 만큼 서로 다른 법률의 적용과 감독관리의 협조, 국제협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밖에 "국경간 결제체계는 다원화 발전으로 나아가고 있고 앞으로 더욱 많은 곳에서 다양한 화폐가 사용될 것이며 단일 화폐가 주도하는 국경간 결제 상황은 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초이스경제, 25. 6. 19)


자.. 일단 첫번째 문단은요… 이제 스테이블 코인이 등장하면서 기존의 글로벌 통화 결제망…. 대표적으로 달러 중심의 스위프트 결제망이 재편되고 있다고 말하고 있죠. 두번째 문단에 스위프트를 바라보는 중국의 시각이 나타납니다. 스위프트는요… 국경간 결제에서 일국 통화가 핵심이 되다보니… 미국과 사이가 좋지 않으면 규제의 수단으로 활용이 될 수 있죠. 러시아의 경우 러-우 전쟁 이후 달러 스위프트 망에서 제외되는 등 금융 제재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무언가 미국과 사이가 틀어지게 되면 미국 달러 중심의 통화 결제망에 과도하게 의존한 상황에서는 순식간에 금융 고립의 상황을 맞이하게 되죠. 그리고 이런 규제도 문제지만… 스위프트망의 송금 방식이 오래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드는 등 비효율이 엄청나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여러 국가가 힘을 합쳐서 다양한 국가들의 통화가 믹스가 되어있는 국제 통화 결제망을 만들자는 제안을 하고 있죠. 인용문에는 삭제가 되어 있지만 이 뒤에 판궁성 총재는 SDR에 대한 얘기를 합니다. 


아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지난 1944년 브래턴우즈 체제가 형성될 당시 미국은 화이트가 중심이 되어 달러 중심의 통화 질서를 주장했고.. 그 반대편에서는 케인즈가 SDR중심의 통화 질서를 주장했죠. 여기서 케인즈가 밀려나면서 달러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통화 체제가 만들어지게 됩니다. 그런데요.. 이번에SDR을 언급하고 있죠. 중국이 위안화를 말하지 않습니다. 다른 국가와의 연합을 통해서 달러의 힘을 빼고 싶은 것이죠. 달러 패권이 흔들리는 이 느낌적인 느낌이 들 때.. 연합군으로 공격하는 방식을 제안하는 느낌 아닐까요? 그리고 그 빈틈을 보아서인지 중국은 위안화가 해외로 나갈 수 있도록 금융 규제를 완화합니다. 그러면서 이런 기사가 나오죠. 


“중국 정부는 해외투자를 허용하는 적격국내 기관투자가(QDII)의 상한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경제통과 중국망, 나우재경 등이 19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중국 국가외환관리국 주허신(朱鶴新) 국장은 전날 상하이에서 열린 루자쭈이(陸家嘴) 포럼에 참석해 경기침체로 중국 증시가 침체한 가운데 해외 주식과 채권 등에 투자를 용이하게 하도록 QDII 상한을 높이기로 했다고 밝혔다.”(뉴시스, 25. 6 .19)


QDII(적격국내기관투자자)… 중국의 위안화 투자자들이 일정 금액 한도를 승인받으면.. 그 금액만큼 해외에 투자할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오늘 에세이는 다 담지 못했지만 중국의 금융 개방 속도도 더욱 빨라지는 느낌입니다. 계속해서 금융 개방을 하지 않고.. 공성전을 하고 있었죠. 미국의 금리도 높고 성장도 강했으니까요.. 이럴 때 문을 열면 답이 안나올테니까요.. 이제 잰걸음을 가는 느낌입니다. 중국 쪽의 금융 시장 역시 생각보다 빠른, 그리고 많은 변화를 보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달러 패권 관련으로도 어떤 이야기들이 회자될지… 주목해야 할 듯 합니다. 에세이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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