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증권/SocGen: 일본 채권시장 혼란, 글로벌 금융시장으로 확산되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일본은행(BOJ)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의 초저금리·양적완화(QE) 정책은 채권금리를 지속적으로 억제하며 주식 등 위험자산 투자에 우호적 환경을 제공해왔음. 그러나 최근 일본 장기국채(JGB) 금리가 급등하며 글로벌 금융시장 안정성을 위협하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음. 특히 최근 일본의 20년물 국채 입찰은 1987년 이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으며, 30년물과 40년물 금리가 급등하는 등 일본 채권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음.
이번 일본 장기금리 급등은 단순히 일시적인 기술적 문제로 치부할 수 없으며, 수십 년간 글로벌 채권금리를 낮게 유지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 일본의 저금리 및 QE 정책이 한계점에 도달했음을 의미함.
그동안 일본 기관투자자들은 엔화 캐리트레이드 및 미 국채 등 해외 채권 투자를 통해 글로벌 채권 수익률을 억제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해왔지만, 최근 엔화 환헤지 비용 상승으로 해외 투자 수익률이 악화되면서 일본 자금이 급격히 본국으로 회귀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음.
만약 일본 투자자들의 자금 회귀가 본격화되면, 미국 국채 및 주식시장 등 해외 금융자산에서 자금 유출 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높음. 최근 미국 30년물 국채금리가 5%를 넘어선 원인 역시 미국 자체 재정 문제만이 아니라 일본 자본 흐름 변화라는 글로벌 차원의 관점에서 봐야 함. 더욱이 최근 일본 내 인플레이션(CPI)이 미국 및 유로존을 초과하는 수준으로 상승하면서 일본은행의 추가적 금리 인상 및 QE 축소 압력이 커지고 있어, 향후 일본발 글로벌 자금 흐름 변화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됨.
미국의 재정적자 역시 심각한 상황임. 시장 금리 수준을 감안할 때 미국의 부채 상황은 위험 수준에 도달해 있으며, 일본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이 더해질 경우 미 금융시장에 상당한 충격을 줄 수 있는 시한폭탄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음. Bloomberg 역시 최근 일본은행의 QE 축소로 인해 일본 국채 시장에 이미 수급 불균형이 발생했으며, 일본의 대규모 재정적자를 고려하면 금리 상승 압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음.
종합적으로 볼 때, 일본 채권시장의 불안정성은 향후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의 중요한 촉매제가 될 가능성이 높음. 따라서 현 시점에서 투자자들은 일본 장기국채 시장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전략적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