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환매 가운데 상승세 소화 중미국 최대의 소매업체인 월마트는 이날 개장 전에 이번 회계연도에 대해 시장 컨센서스를 밑도는 매출액과 주당순이익(EPS)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이에 따라 월마트 주가는 이날 6.5% 급락했다.
월마트 주가는 지난해 73% 급등했고 팩트셋에 따르면 이달초 주가수익비율(PER)은 거의 20년만에 최고치인 38배에 도달했다. 마호니 자산관리의 최고경영자(CEO)인 켄 마호니는 CNBC에 "월마트의 분기 실적과 가이던스가 큰 폭으로 시장 컨센서스를 웃돌지 않는 한, 다소 보수적인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고려할 때 이(주가 급락)는 가장 예상 가능한 시장 반응"이라고 지적했다.
또 증시 전체적으로 볼 때 "이는 (증시의 최근 박스권) 상향 돌파를 재시험하면서 50일 이동평균선으로 되돌아가려는 양상으로 판단된다"며 "우리 눈에 경종을 울릴 만한 경고 신호는 없다"고 밝혔다.
프리덤 캐피털마켓의 수석 글로벌 전략가인 제이 우즈도 CNBC와 인터뷰에서 "이번 어닝시즌에서 목격하지 못한 한 가지는 시장을 폭발적으로 상승시킬 만한 촉매제가 없었다는 것"이라며 "지금 시장은 천천히, 꾸준하게 올라가고 있으며 표면 아래에서는 순환매가 진행되고 있는데 이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은 순환하면서 그간의 상승세를 소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팔란티어 주가 이틀째 급락최근 폭등세를 보였던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의 주가가 이틀째 급락한 것도 주목을 끈다. 팔란티어는 미국 국방부의 예산 삭감 움직임과 알렉스 카프 최고경영자(CEO)의 대규모 주식 매도 계획에 전날 10%, 이날 5% 추락했다. 팔란티어는 매출액의 절반 가량이 국방부를 중심으로 미국 정부에서 나온다.
블루칩 데일리 트렌드 리포트의 수석 기술적 전략가인 래리 텐타렐리는 월마트와 팔란티어를 언급하며 "시장의 하락세가 느리게 꾸준히 오른 주식과 가파르게 급등한 주식을 모두 덮쳤다"며 "따라서 매도세가 시장 전반적으로 일어났다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팔란티어는 올해 매출액 전망치를 기준으로 최근 주가매출액비율(PSR)이 62배에 달해 S&P500 기업 가운데 가장 높았다. 팔란티어는 지난해 주가가 341% 폭등했다.
시장에 리스크 축소 움직임로스 캐피탈 파트너스의 수석 기술적 전략가인 JC 오하라는 CNBC와 인터뷰에서 "밸류에이션이 좀더 면밀하게 검토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시장에 리스크를 다소 줄이려는 움직임이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월마트는 지출과 관련한 소비자들의 행동이 조금 더 보수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첫번째 신호"라며 "따라서 펀드매니저들은 포트폴리오를 다시 한번 살펴보면서 좀더 신중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연준 내 높아지는 인플레 경계감월마트의 보수적인 실적 전망으로 경제 성장세에 대한 우려가 불거진 가운데 이날 연방준비제도(연준) 위원들은 잇달아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투표 위원인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뉴욕 경제클럽에서 "기대 인플레이션이 고삐가 풀려 올라갈 수 있는 리스크가 경제가 느슨하고 소비자와 기업이 최근의 높은 인플레이션을 경험하지 않았을 때에 예상되는 수준보다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연준의 목표치인 2%로 내려갈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시장과 몇몇 조사 결과는 단기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지난 3개월간 상당폭 올라갔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보다 높은 현재 수준에 고착화되거나 기대 인플레이션이 올라간다면 "기본적인 통화정책 경로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성장 제약적인 (정책) 경로가 합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와 이민 정책에 따른 잠재적인 영향을 언급하며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을 수 있다며 "지금은 만족할 때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경제는 높아진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며 "우리를 지금의 행복한 상태로 이끈 이례적인 거시경제적 역학이 지속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 신뢰 하락 조짐로스 캐피탈 파트너스의 오하라는 "지난 1월 FOMC에서 금리가 동결된 후 인플레이션은 완고한 모습을 보였고 21일엔 2월 미시간대 소비자 심리지수 확정치가 발표되면서 소비자들의 기대 인플레이션이 나온다"며 "모든 상황을 종합하면 미시간대가 조사한 소비자들의 기대 인플레이션이 올라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S&P500지수는 19일까지 2일 연속 사상최고가를 경신했지만 시장에 작은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신호는 곳곳에서 포착된다. 대표적으로 뱅가드가 추적하는 시장과 경제에 대한 몇몇 투자자 신뢰 조사 결과는 최근 2022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뱅가드의 투자자 행동 리서치 팀장인 앤디 리드는 사상최고 수준으로 치솟아 오른 계란 가격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주식에 대한 흥분을 압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차트상 상승 추세 유지하지만 기술적 분석상으로 현재 증시 차트는 그리 부정적이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캡테시스의 프랭크 캐퍼렐리는 배런스에 S&P500지수가 이날 오전 한 때 0.9%까지 떨어졌다가 낙폭을 0.4%로 줄였다며 "이는 주식 매수에 대한 관심이 유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그는 S&P500지수가 이날 6117.52로 마감해 핵심 지지선인 6100선을 지켰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브레이브 이글 자산관리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로버트 러기렐로는 "S&P500지수가 6000선 위에서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 고무적인 신호"라며 "이는 S&P500지수가 우려의 벽을 타고 계속 올라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오펜하이머의 기술적 분석팀장인 애리 왈드는 CNBC와 인터뷰에서 증시가 지난 2년간 연간 20%가 넘는 수익률을 올렸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올해는 상승세가 완만해지는 것이 정상적이라며 "20일 증시 하락은 추세를 크게 훼손시키지 않았으며 상승 추세는 유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현재 시장이 "계속해서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모든 것이 다 랠리했던 지난 2년간에 비해 지금은 위치(종목과 타이밍) 선정을 더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웰링턴 쉴즈의 기술적 분석가인 프랭크 그레츠도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전체 상장 종목 중 200일 이동평균선을 넘는 종목은 50%가 조금 넘어 보기 드문 50 대 50 분할이 이뤄지고 있다며 "이는 S&P500지수가 전날(19일)까지 사상최고가를 경신했지만 NYSE 상장 종목의 절반 가량은 하락세라는 의미로 건전한 기술적 배경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21일 소비자 기대 인플레이션 주목한편, 21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자정)엔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2월 미시간대 소비자 심리지수 확정치가 발표된다. 월마트의 실적 전망이 시장 예상치를 밑돈 가운데 소비자 심리지수 자체도 관심이지만 소비자들의 기대 인플레이션도 주목된다.
지난 7일 공개된 2월 미시간대 소비자 심리지수 예비치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1년 후 기대 인플레이션은 4.3%로 지난 1월 조사 때의 3.3%에 비해 대폭 올라가 시장에 충격을 줬다. 통상 확정치는 예비치에 비해 크게 달라지지 않지만 인플레이션이 시장의 우려를 사고 있는 만큼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팔랑이 지금 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