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의 결벽증' 모친 주식 153억 더줬다…"책임경영 자신감 완결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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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새
작성: 2025.02.15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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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서 제대로 된 평가 받을 때 매입하겠다는 의지와 경영 자신감
전날 샀다면 153억 절약…경영인 '결벽증'에 모친 효도까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2일 방미 일정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정 회장은 방미 일정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만나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2024.12.22/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11일 이명희 총괄회장이 보유한 이마트(139480) 지분 전량 10%에 대한 매입을 완료했다.

11일은 이마트가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는 실적을 발표하고 주주가치제고(밸류업) 계획을 공시해 주가가 한창 오름세에 있던 날이다.

밸류업 계획을 밝히기 전 매입했다면 더 낮은 가격에 취득할 수 있음에도 매입 시기를 11일로 선택한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업계는 이마트가 시장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때 매입하겠다는 정 회장의 의지와 앞으로 그가 펼칠 경영에서의 '자신감'이 작용했다고 분석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11일 이 총괄회장이 보유한 이마트 지분 10%, 총 278만7582주를 시간외매매로 취득했다. 1주당 가격은 종가(6만7300원)보다 20% 할증된 8만760원으로, 총매수 금액은 약 2251억 원이다.

법인세법 시행령에 따르면 시간외매매의 경우 해당 주식의 시가는 거래일의 최종시세가액, 즉 종가보다 20% 가산된 금액으로 책정된다.

정 회장은 93억 원은 개인 자산으로, 나머지는 이마트 주식 517만2911주를 담보로 2158억 원을 대출받아 재원을 마련했다.

업계는 정 회장의 주식 취득 시점에 주목한다.

실적 발표 전인 10일까지만 해도 이마트 주식 종가는 6만2700원으로 6만 원 초반대에 머물러 있었다. 11일 실적 발표 직전인 낮 12시40분엔 6만1900원까지 떨어졌다.

그러다 이마트가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는 발표 후 약 2% 하락했고 밸류업 공시 직후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했다. 이후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6만73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만일 전날 주식을 매입했다면 1주당 가격을 7만5240원, 약 5500원가량 낮출 수 있었다.

또한 만일 낮은 가격에 취득하기 위해 미공개 정보를 활용, 실적 및 밸류업 계획 공시를 미루고 이마트 주가가 6만1900원일 때 샀더라면 20% 할증돼도 7만4280원에 매입할 수 있었기에 6480원을 절약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정 회장은 '정공법'을 선택했다. 전일 종가보다 153억 원, 당일 최저점이던 때보다 180억 원을 더 '비싸게' 주식을 취득한 것이다.

정 회장의 결정으로 모친인 이 총괄회장은 더 비싼 값에 주식을 팔 수 있게 됐다. 정 회장이 의도했는지 알 수 없지만 뜻밖의 '효도'도 하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정 회장이 기업 오너로서 완벽함을 추구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앞서도 전례가 없었고 앞으로도 같은 사례가 생기긴 어려울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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