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평가를 이유로 팔란티어 매수를 추천하지 않았던 대다수의 애널리스트들은 무색한 표정으로 실적 전망치와 목표주가를 올리고 있지만 밸류에이션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경고는 계속하고 있다.
팔란티어 주가는 6일(현지시간) 9.8% 급등한 111.28달러로 마감하며 또 다시 사상최고가를 경신했다. 실적 호재로 지난 4일 24.0% 폭등한 뒤 5일 2.4% 하락하며 숨을 고른 다음 다시 큰 폭으로 뛰어오른 것이다.
팔란티어 최근 6개월간 주가 추이/그래픽=윤선정
팔란티어 주가는 지난해 340% 치솟아 오른데 이어 올해도 47% 급등했다. 나스닥지수가 올들어 2.5% 오른데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상승세다.
팔란티어의 주가 랠리는 실적이 뒷받침하고 있다. 팔란티어는 상장 이후 18번의 분기 실적 발표 동안 단 한 분기를 제외하고는 언제나 매출액이 시장 컨센서스를 웃돌았다.
지난 3일 장 마감 후 실적 발표를 보면 팔란티어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2% 늘었다. 이 기간 동안 상업용 매출이 64%, 정부용 매출이 45% 뛰었다. 지난해 4분기 조정 영업이익률은 45%로 전년 동기 34%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
"문화와 업무 방식 수출"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최고경영자(CEO)는 컨퍼런스 콜에서 "우리는 기업들이 대규모 언어모델을 활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기업 고유의 지식을 포착할 수 있도록 지원해 기업들, 특히 미국 기업들에 우리의 문화와 일하는 방식을 수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미국을 더욱 치명적으로 강하게 만들어 우리의 적들이 점점 더 미국과 미국인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것을 더 두려워하게 만들고 있다고 믿는다"며 "우리는 우리의 도덕적 스탠스에 자부심을 갖고 있으며 미국에 대해, 현재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고 미래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에 대해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애널리스트 22명 중 '매수'는 4명뿐팔란티어는 가파른 주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애널리스트들의 평가는 여전히 박하다. CNBC에 따르면 팔란티어를 분석하는 22명의 애널리스트 중 '매수' 의견은 4명뿐이다. 대다수인 13명은 '보유' 의견이고 '시장수익률 하회'를 비롯한 '매도' 의견도 5명이나 된다.
물론 지난 3일 실적 발표 후 상당수 애널리스트들이 팔란티어의 올해 및 내년 실적 전망치를 올리고 목표주가도 상향했다. 하지만 야후 파이낸스의 조사에 따르면 팔란티어에 '보유' 또는 '매도' 의견을 가졌던 애널리스트 가운데 투자의견을 올린 애널리스트는 모간스탠리의 산짓 싱 한 명뿐이었다.
싱도 투자의견을 '비중축소'에서 '보유'로 올린 것일 뿐 '매수'를 추천한 것은 아니다. 이는 팔란티어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던 애널리스트들은 팔란티어의 블록버스터급 실적에도 본질적으로 생각이 바뀌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팔란티어 주식에 대한 이 같은 회의론은 하늘만큼 높아진 밸류에이션과 변동성 때문이다. CNBC에 따르면 팔란티어의 올해 순이익 전망치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200배를 소폭 웃돈다. 이는 이익을 내는 S&P500 기업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좋은 기업이지만 PSR 67배 부담"D. A. 데이비슨의 길 루리아는 팔란티어가 실적을 발표한 후 실적 전망치를 상향하고 목표주가도 현재 주가에 맞춰 대폭 올렸지만 밸류에이션 부담을 고려할 때 '매수'를 추천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우리는 팔란티어가 소프트웨어 업계 전체에서 최고의 사례라고 믿으며 팔란티어의 실적 가이던스에 따라 실적 전망치를 업데이트했다"며 "팔란티어 전반에 대해 이전과 마찬가지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가는 연간 매출액의 약 67배에 거래되고 있는데 이는 경쟁업체와 비교해 전례없는 프리미엄"이라며 "목표주가는 기존 47달러에서 올해 매출액 전망치 대비 67배 수준인 105달러로 높이지만 투자의견은 '중립'으로 유지한다"고 했다.
높은 개인 투자자 비중…변동성 확대CNBC에 따르면 팔란티어는 주가매출액비율(PSR)이 비금융 S&P500 기업 가운데 독보적으로 높다. 비금융 S&P500 기업 가운데 PSR이 2번째로 높은 텍사스 퍼시픽 랜드 코프는 PSR이 33배로 팔란티어의 절반 수준이다.
RBC 캐피털마켓의 리시 잘루리아는 밸류에이션보다 더 본질적으로 팔란티어의 최근 호실적이 지속 가능한지를 더 우려했다. 그는 팔란티어에 대한 목표주가를 고작 40달러로 올리면서 "실적은 예상보다 좋았지만 향후 성장세와 제품 차별화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팔란티어의 주가 급등세는 대부분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팔란티어 주식은 개인 투자자 비중이 50%를 넘는다. 이는 40% 남짓으로 추정되는 테슬라의 개인 투자자 비중보다 높은 것이다. 빅테크 기업들의 개인 투자자 비중은 통상 20%를 넘지 않는다.
"밸류에이션보다 더 중요한 것"최근 팔란티어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축소'에서 '중립'으로 올린 모간스탠리의 싱은 루리아보다 좀더 낙관적이다. 그는 "소프트웨어 회사에 대한 성장 투자의 핵심 원칙 중 하나는 밸류에이션을 보기 전에 먼저 비즈니스가 개선되고 있는지, 악화되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비즈니스가 좋아지고 있다면 그 개선세가 얼마나 지속될 수 있는지 물어봐야 한다"며 "이런 배경에서 (팔란티어의) 비즈니스는 지난해 4분기에 향상된 것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전에 팔란티어에 '비중축소' 의견을 제시한데 대해선 "팔란티어가 강력한 기술 플랫폼과 엘리트 엔지니어링 인재를 바탕으로 AI 사이클 초기 국면에 잘 대응하고 있다고 판단했지만 연간 매출액 대비 50배가 훌쩍 넘는 주가 밸류에이션과 2025년 성장 둔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팔란티어의 리스크 대비 잠재적인 보상 수준이 매력적이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엄청난 잠재 시장…시장이 옳다"팔란티어에 '매수' 의견을 제시한 모닝스타의 애널리스트 마크 지아렐리는 배런스와 인터뷰에서 "애널리스트들은 (팔란티어의) 도달 가능한 전체 시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론적으로 보면 팔란티어는 데이터를 활용하는 전세계 거의 모든 기업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물론 팔란티어의 시장이 어느 정도까지 확대될지는 아직 모호한 추측의 영역이다"라고 지적했다.
또 "나는 팔란티어가 2010년대 말 (기업용 소프트웨어 회사인) 세일즈포스와 유사한 성장 궤도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며 "현재 시장은 이 같은 공격적인 성장 궤도를 반영하고 있는데 나는 시장이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팔란티어의 비교 불가능한 높은 밸류에이션은 향후 실적 성장세를 선반영하고 있는 것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지아렐리가 언급한 세일즈포스는 지난 20년 이상 연평균 34%의 높은 매출액 성장률을 지속했다.
팔란티어는 미국 국방부의 데이터 활용을 지원하는 정부 대상 사업으로 출발했으나 현재는 민간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이 전체 매출액의 거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늘었다. 팔란티어는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생산하는 기업들이 이 데이터들을 적절히 분석해 비즈니스를 더 잘 이해하고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돕고 있다.
1월 고용지표 발표한편, 7일 오전 8시30분(한국시간 오후 10시30분)에는 연방준비제도(연준)가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인플레이션 지표와 함께 가장 중시하는 고용지표가 발표된다.
다우존스가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 1월 비농업 부문 취업자수 증가폭은 17만5000명으로 지난해 12월의 25만6000명에 비해 둔화됐을 것으로 전망된다. 1월 실업률은 4.1%로 지난해 12월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월 시간당 평균 임금 상승률은 전월비 0.3%, 전년비 3.7%로 관측된다. 전월비 상승률은 지난해 12월과 동일한 것이지만 전년비 상승률은 지난해 12월 3.9%보다 낮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