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로 42조 벌어들인 4대 금융지주... '주주환원'은 기대 못 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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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5.02.07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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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조 원 넘긴 4대 금융지주 연간 순이익
'높은 예대마진' 비판 속 주주환원 앞세워
기대 못 미친 계획에 주가 급락하기도
서울 시내에 설치된 4대 시중은행 자동화기기. 뉴스1
서울 시내에 설치된 4대 시중은행 자동화기기. 뉴스1


지난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순이익 규모가 16조 원을 돌파했다. 연간 이자수익은 총 42조 원에 육박했다. 역대급 실적 발표 이후 큰 예대금리차(대출금리-저축성 수신금리)로 막대한 이자 수익을 거뒀다는 비판 여론을 인식한 듯 금융지주사들은 적극적인 주주환원을 약속했다. 하지만 일부 지주사는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계획으로 오히려 발표 당일 주가 하락에 직면하기도 했다.

KB 순익 첫 5조 원 돌파… 신한 '리딩뱅크' 탈환



7일 우리금융지주를 마지막으로 4대 금융지주가 지난해 실적 공시를 마무리 지었다. 최대 이익을 낸 곳은 KB금융이었다. 연간 순이익이 전년도(4조5,948억 원)보다 10.5% 증가한 5조782억 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순익 5조 원을 넘어섰다. 대규모 주가연계증권(ELS) 손실보상 등 부정적 요인 속에서 증권·카드·보험 등 비은행 부문 이익 확대가 실적을 견인했다고 지주사는 설명했다. 하나금융도 전년 대비 9.3% 늘어난 3조7,388억 원의 연간 순이익을 거둬들이며 역대 최대 성적을 냈다. 투자은행 업무, 신용카드, 퇴직연금·운용리스 등의 수수료 수익이 증가한 덕분이라는 설명이다.

나머지 두 곳 역시 전에 없던 기록을 썼다. 신한금융은 전년보다 3.4% 증가한 4조5,175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2022년 이후 최대다. 당시 사옥 매각에 따른 대규모 일회성 이익이 반영됐던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역대 최대 성과를 거둔 셈이다. 특히 신한은행은 지난해 글로벌 사업의 이익이 급증하면서 6년 만에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했다. 우리금융은 전년 대비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작년 연간 순이익이 3조860억 원으로, 전년보다 23.1% 증가했다. 역대 두 번째 수준의 실적이다.

그래픽=김대훈 기자그래픽=김대훈 기자
그래픽=김대훈 기자그래픽=김대훈 기자


41조 원 넘는 이자 수익… 총 1.8조 원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



호실적의 바탕에는 막대한 이자이익이 있다. 네 곳의 지난해 이자이익은 총 41조8,760억 원에 이른다. KB금융은 12조8,267억 원으로 전년보다 5.3% 증가했다. 신한금융(11조4,023억원)과 우리금융(8조8,860억 원)도 각각 5.4%, 1.6% 이자이익이 늘었다. 하나금융(8조7,610억 원)은 전년보다 1.3% 줄었는데, 전체 일반영업이익에서 비중(81.97%)은 소폭 늘었다.

이들은 지난해 실적을 기반으로 주주환원에 나서겠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4분기 고환율로 인해 건전성 우려도 있었으나, 건전성 기준이 되는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대체로 13%(12월 말 기준)를 넘긴 상황이라 충분한 여력이 있다는 판단이다. 우리금융은 12.08%을 기록했지만 전년도(11.96%)보다 나아진 흐름을 보였다. 배당은 물론 '밸류업'을 위해 총 1조7,000억 원 이상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할 계획이다.

그럼에도 KB금융의 경우 시장의 눈높이를 충족하지 못해 실적 발표 당일 주가가 전일 종가보다 6.8%나 빠졌다KB는 이날 5,200억 원 수준의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밝혔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KB금융의 이번 주주환원 결과는 다소 아쉽다"며 "경쟁사보다 가중위험자산(RWA) 관리 노력도 미흡하다"고 분석했다. 보다 확실한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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