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3사 기간별 주가 등락률 및 연도별 판관비/그래픽=윤선정
지난해 뜨겁게 끓었던 삼양식품 주가가 올들어 차갑게 식었다. 글로벌 성장 가능성과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수혜를 받고 있지만 늘어나는 판매관리비가 이익을 상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판관비 부담으로 수익성이 낮아지는 다른 라면 주력 식품사들의 뒤를 따르는 형국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월말 기준 삼양식품의 주가 등락률은 전년말 대비 9.9% 하락했다. 지난해 초 21만6000원으로 시작해 76만5000원으로 294.2% 상승한 기세가 한풀 꺾였다. 농심과 오뚜기의 지난달 주가 등락률은 지난해 전체 하락분을 벌써 넘어섰다. 농심 주가는 지난해 8.1% 하락했는데 지난달에는 9%가 빠졌다. 지난해 1.1% 하락한 오뚜기 역시 지난 한달동안 4.1% 하락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라면3사의 연초 주가하락은 늘어나는 판관비 영향이 크다. 판관비는 인건비, 임대료, 연구개발비 외에도 광고선전비, 수출관련비, 운송비 등의 비중이 크다. 해외 사무소 확대나 현지화 전략을 위한 마케팅 활동 등으로 늘어나는 비용이 모두 여기에 속한다. 삼양식품의 판관비는 2023년 2690억원에서 지난해 잠정 3970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예상액은 4370억원이다. 반면 지난해 잠정 영업이익이 3460억원임을 고려하면 판관비가 500억원 이상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이 판관비를 넘어서는 시점은 2026년이다.
삼양식품의 4분기 추정 수출액은 전년동기보다 39% 증가했고 원·달러 상승률은 5.8%로, 3분기 기준 78%를 해외에서 판매하는 삼양식품의 수익증가에 날개를 달아줬다. 하지만 판관비 증가는 수출 확대와 원·달러 상승이란 호재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을 약화하는 요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삼양식품의 지난해 분기별 영업이익률은 20.8%→21.1%→19.9%→18.8%(잠정)로 2분기 이후 둔화 추세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수출실적 성장과 원·달러 상승으로 매출성장이 기대되지만 해외 광고 판촉비용 증가로 수익성은 둔화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먼저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면서 판관비 규모를 키웠던 농심은 4분기 영업이익 감소 전망이 나오면서 연초 주가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해 잠정 판관비는 8110억원으로 영업이익 176억원의 4.6배다. 전년도에는 3.9배였다. 농심의 지난해 분기별 영업이익률은 7.0%→5.1%→4.4%→3.8%(잠정)로 하락세다. 정한솔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농심의 경우 내수회복 시점이 지연된데다 판촉비 축소는 어려울 수 있어 실적부담이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수출비중이 11% 수준인 오뚜기도 판관비가 부담이다. 2023년 3500억원에서 지난해 3820억원으로 늘었고, 올해 전망치도 3910억원이다. 영업이익은 2023년 2550억원에서 지난해 2400억원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이경신 IM 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소비부진 영향에 광고비 등 판관비 집행에 따라 마진에 일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판매관련 비용투입으로 별도기준 마진의 조정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