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 충격" 삼전·하이닉스 '강타'… 코스피 2510선 '와르르'

삼성전자 2.61%·SK하이닉스 9.59% 하락… 반도체주 '약세'

글로벌 AI(인공지능) 시장을 강타한 '딥시크 쇼크'에 국내 증시도 파랗게 질리는 모양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 반도체 종목들의 하락세로 코스피는 2510선마저 붕괴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17분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400원(2.61%) 내린 5만2300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장 중 최저 3.72% 떨어지며 5만17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2만1200원(9.59%) 내린 19만9800원에 거래되며 20만닉스가 붕괴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11.85% 내린 19만48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그 외 반도체 관련 종목들도 일제히 하락세다. 한미반도체(6.47%), 테크윙(8.69%), 디아이(7.12%) 등 일제히 내림세다.

이는 앞서 설 연휴 기간 동안 딥시크 영향으로 미국 증시에서 엔비디아를 비롯한 반도체 종목의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중국 AI(인공지능) 스타트업 딥시크는 미국 오픈AI의 대표 모델인 '챗GPT'와 맞먹는 AI 모델을 챗GPT가 투자했던 비용의 약 5.6%만 들여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딥시크가 저비용으로 거대 기술기업의 AI와 비슷한 성능의 오픈 AI를 개발하며 시장에서는 AI 밸류체인의 성장성과 경쟁력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글로벌 AI 산업계는 충격에 휩싸이며 글로벌 AI 대장주 엔비디아의 주가는 지난 27일부터 30일까지(현지 시각) 엔비디아 12.59% 급락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 부장은 "딥시크가 충격적이었던 이유는 미국의 집중 견제를 받던 중국에서 엔비디아 최신형 AI 반도체에 대한 접근 제한이 있었음에도 챗GPT 수준에 버금가는 AI 모델이 출시됐다는 점"이라며 "미국 AI 산업계는 충격에 휩싸였다"고 설명했다.

이에 국내 증시에서도 당분간 AI와 반도체 관련 종목들의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 등 AI 하드웨어 업체들은 고비용, 고성능칩 사용을 위한 빅테크의 대규모 투자에 대한 회의, 트럼프 정부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 우려 등 관련 노이즈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며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반도체 주들의 단기 주가 충격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딥시크의 충격은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같은 고성능 칩 사용을 줄이더라도 AI 모델 학습이 가능하다는 전망으로 연결되며 AI 하드웨어 업종에 악재로 작용했다"며 "국내 증시에서도 AI 하드웨어와 관련된 HBM 종목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도체 종목들의 급락세로 코스피 변동 폭도 확대되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9.30포인트(1.17%) 내린 2506.97에 거래 중이다. 이날 장 중 최저 2498.90까지 내리며 250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한 연구원은 "이날 코스피는 반도체 등 대형주를 중심으로 하락 출발한 이후 장중 변동성 확대 국면에 놓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 부장은 "딥시크 쇼크로 미국 증시 유동성이 아시아 시장에 유입되며 코스피 단기 변동성 확대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국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자 한국은행과 금융 당국에서도 시장 상황 점검에 나섰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이날 시장 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해 "주요 빅테크 기업의 AI 과잉투자 우려가 부각됐고, 미국 신정부의 관세정책 관련 불확실성 등으로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했다"며 "연휴 기간 중 미 증시 변동성이 IT 부문을 중심으로 상당폭 확대된 만큼 국내 파급 영향을 예의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30일 이복현 금감원장 주재로 금융 상황 점검회의를 열었다. 이날 이 원장은 "딥시크 등 저비용 인공지능 출현으로 미국 빅테크의 주가 고평가 우려 등에 따라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인공지능 산업구조에도 큰 변화를 초래할 수 있는 만큼 관련 동향을 면밀히 점검할 것"을 지시했다.

염윤경 기자 (yunky23@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