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바이오 지용준 기자] 유한양행의 국산 항암신약인 레이저티닙(미국 상품명 라즈클루즈, 한국 렉라자)이 유럽 진출에 성공했다. 레이저티닙의 글로벌 시장 허가는 지난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품목허가를 받은 지 넉달 만이다.
국산 항암 신약이 미국에 이어 유럽서도 품목허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한양행은 이번 레이저티닙의 유럽 허가로 442억원(3000만달러)에 달하는 마일스톤을 수령할 것으로 기대된다.
30일(현지시간) 존슨앤드존슨(J&J) 계열사인 얀센(Janssen-Cilag International NV)은 유럽집행위원회(EC)가 라즈클루즈(LAZCLUZE, 성분 레이저티닙)와 리브리반트(RYBREVANT, 성분 아미반타맙)의 병용 요법에 대해 표피성장인자수용체(EGFR) 엑손 19 결손(ex19del) 또는 엑손 21 L858R(L858R) 치환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NSCLC) 성인 환자의 1차 치료제로 허가했다고 밝혔다. 이 병용요법은 지난 11월 유럽의약품청(EMA)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로부터 허가 권고의견을 받았다.
아미반타맙은 EGFR 및 MET 표적 이중특이항체이며, 레이저티닙는 3세대 경구용 EGFR 티로신키나아제 억제제(TKI)이다.
이번 EC의 승인은 전이성 NSCLC 환자에 대한 1차 치료제로서 '오시머티닙(상품명 타그리소)'과 비교한 아미반타맙+레이저티닙을 병용한 임상3상(MARIPOSA) 연구 데이터가 뒷받침됐다. 병용요법은 1차 평가변수를 충족했으며, 22개월의 추적관찰 중앙값에서 오시머티닙 대비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30% 감소시켰다. 병용 투여 환자들의 반응 지속 기간(DOR) 중앙값은 오시머티닙 대비 유의하게 길었다. DOR 중앙값은 9개월 개선됐다.
헤나 헤비아(Henar Hevia) J&J 이노베이티브 메디슨의 종양학 부문 박사는 "아미반타맙+레이저티닙 병용요법은 새로운 1차 표준 치료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다"며 "치료 초기에 질병 진행을 상당히 지연시키고 결과를 개선하는 동시에 내성이 더 복잡해지는 치료 후기 단계를 위해 화학요법을 유보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는다"고 밝혔다.
이번 레이저티닙의 EC 허가로 유한양행은 얀센으로부터 3000만달러 규모 마일스톤을 받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같은 적응증으로 판매 허가를 받은 뒤 유한양행은 9월 얀센으로부터 6000만달러(약 838억원)의 마일스톤을 수령했다.
유한양행은 2018년 J&J의 자회사인 얀센에 12억5500만달러(약 1조70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했다. 당시 계약은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업프론트)만 5000만달러에 이르는 빅딜이었다. 얀센은 레이저티닙에 대한 전 세계 개발 및 제조, 상업화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얻었고, 유한양행은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과 상업화 이후 로열티(경상 기술료)를 받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