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와 밸류업 기업의 길을 묻다] 총대 멘 금융지주사들, ESG경영 담은 공시 `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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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24.10.24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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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배당·자사주 본격 관리

탄소 제로화·녹색여신 등 박차

KB·하나, 연말 지수편입 겨냥

주주환원 강화 자본정책 예상


⑥ 기업가치 제고, 답은 ESG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모범생'으로 꼽히는 금융지주사들은 지난해부터 적극적인 주주환원 의지를 내비치며 밸류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정부가 지난 2월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질서 확립 △자본시장 접근성 제고 △주주가치 기업경영 확립을 기반으로 한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하면서, 금융지주사들은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5월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안)'을 공개했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핵심은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 여부와 공시 내용 등에 있어 기업의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점이다. 상장사는 주주와 시장 관심사를 고려해 기업가치 제고에 중요한 내용을 공시해야 한다. 기업 경영관리 책임이 있는 이사회의 적극적인 참여도 강조된다. 당국은 가이드라인에 '기업 개요-현황 진단-목표 설정-계획 수립-이행 평가-소통' 등 목차별 작성 방법을 담기도 했다.


이에 금융지주사들은 실적발표일에 맞춰 자본정책 및 주주환원 계획을 앞다퉈 발표하고 있다. 한국ESG평가원이 올해 상장사 정례 ESG평가를 실시한 결과 금융업종에선 KB·신한·우리금융이 최고등급인 S등급을 받기도 했다. 앞서 밸류업 지수에 편입되지 못한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는 연말 리밸런싱 특례편입을 겨냥해 한층 강화된 주주환원책을 내놓을 전망이다.


KB금융은 지난 5월 밸류업 관련 안내공시를 이미 마쳤다. 24일에는 3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주주환원 계획도 추가로 내놓았다. KB금융은 최근 10년간 금융지주 중 가장 적극적으로 주주환원정책을 펼쳐오며 지난해 말 기준 총주주환원율이 37.7%에 이르는 등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ESG 경영도 선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KB금융은 이사회 내 ESG 위원회를 설립하고 ESG 경영을 충실히 실행하기 위한 전담 조직체계를 구축했다. 금융권 최초로 KB탄소관리시스템을 개발해 중소·중견기업의 에너지 사용량을 기반으로 온실가스 배출량도 산정·관리하고 있다. 밸류업과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KB금융 주가는 지난 1월 대비 79% 올랐다.


하나금융도 오는 29일 3분기 실적 발표에 맞춰 밸류업 계획을 내놓을 전망이다. 하나금융은 함영주 회장 취임 이후 적극적으로 주주환원에 앞장서 왔다. 올해 들어 총 3500억원 규모의 배당과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완료했다. 하나금융은 ESG경영 일환으로 저출생 문제 극복 및 지역사회와의 상생 등 금융의 사회적 책임 이행을 위해 지난 2018년부터 1500억원 규모의 '100호 어린이집 건립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달 말 100호 어린이집 완공을 통해 마침내 마침표를 찍게 된다. 하나금융도 연초 대비 주가가 50% 넘게 상승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밸류업 지수 구성종목에 KB금융과 하나금융이 편입되지 못했기 때문에 이들의 자본정책은 기존보다 더 분명하고 적극적일 것"이라며 "실제 발표내용을 지켜봐야겠지만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의 기준이 될 목표 주가순자산비율(PBR)의 상향과 속도감 있는 주주환원율 확대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한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밸류업 조기 공시 특례를 받아 지수에 편입됐다. 신한금융은 올해 36~40% 수준인 주주환원율을 2027년까지 50%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주식수를 줄여나가면서 배당규모도 확대할 방침이다. 내년부터는 주당현금배당 뿐 아니라 총배당규모 또한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우리금융은 금융지주 중 처음으로 밸류업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말까지 보통주자본비율(CET1) 12.2%를 달성하고 중장기적으로 총주주환원율 50%를 달성하겠다고 공언했다. 중장기적으로 CET1 13%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NH농협지주는 농업금융과 공공금융에 ESG 요소를 접목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ESG추진협의회'를 열고 △녹색여신 적합성심사 프로세스 구축 계획 △금융배출량 자체 관리계획 △글로벌 ESG 기준과의 갭 분석 및 개선과제 도출 등 다양한 주제로 심도있는 논의도 펼치고 있다. 기후변화가 현실로 다가온 만큼 녹색금융을 통한 금융기관의 역할이 한층 중요해졌다고 인식, 농협금융의 ESG 경영을 위해 모든 계열사가 협력하고자 노력 중이다.


IBK기업은행도 ESG 가치를 실천하기 위해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기업은행 임직원들은 걸음목표 달성 시 기부금 2억원을 조성하는 걸음기부 캠페인 '2024 소중한 발걸음'을 진행하고 있다. 탄소 중립전환사업 지원에도 정책자금을 아끼지 않고 있다. 공공데이터포털에 따르면 기업은행에서 지원 중인 정책자금·기금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9조5583억원으로 집계됐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적극적인 주주친화 정책에 힘입어 신한, 우리금융과 함께 밸류업 지수에 편입됐다. 지난 6월 말 기준 메리츠금융의 3년 연평균 총주주수익률(TSR)은 58%로, 국내 금융지주사 평균보다 3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2023년 주주환원정책 시행 이후 꾸준히 상승한 누적 TSR은 올해 상반기 기준 91%로 작년 말 44%보다 47%포인트 상승했다. 메리츠금융 주가도 연초 대비 75% 넘게 올랐다.


주형연 기자(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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