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불확실성 사라지면 AI 반도체 랠리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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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새차단
작성: 2024.07.19 23:29

증시는 '트럼프 리스크'…코스피 2800선 붕괴


美·中 갈등 등 불확실성 커져

日·대만·홍콩 증시 동반 약세


국제 정치 불확실성에 휘말린 한국 증시가 2800선 아래로 주저앉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대만 반도체산업에 적대적인 발언을 한 데 이어 미·중 갈등이 재연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영향이다.


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1.02% 하락한 2795.46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4일 2800선으로 올라선 지 보름 만에 다시 2700선으로 힘없이 내려앉았다.


시가총액 상위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2.88%, 1.41% 떨어졌다. 삼성중공업(-4.70%) 등 대표적 ‘트럼프 수혜주’로 불리던 조선주도 일제히 급락세를 보였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도 각각 1.92%, 4.09%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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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가 지나치게 과열됐다는 불안감이 퍼진 상황에서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대두되자 투자자들이 급격히 차익 실현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선 레이스에서 하차할 수 있다는 소식도 변동성을 키웠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주식 투자자가 가장 경계하는 것이 불확실성”이라며 “특히 글로벌 경제에 악영향을 준 미·중 갈등이 재연될 수 있다는 불안이 매도 심리를 자극했다”고 설명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200억원, 3636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날 대만 자취안지수(-2.26%), 홍콩 항셍지수(-1.80%), 일본 닛케이225지수(-0.16%) 등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국내 증시의 불확실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다음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빅테크 기업의 실적 발표가 증시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피 2800 붕괴…'증시 버팀목' 반도체株 향방은

내주 빅테크 실적 발표 주목…"기술株 이미 고점" 주장도

19일 코스피지수가 보름 만에 힘없이 2800선을 내준 것은 올해 내내 증시를 지탱해온 반도체주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산업 광풍’을 타고 올해 50% 가까이 상승한 SK하이닉스는 이달 들어 11% 넘게 빠졌다.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와 함께 뒤늦게 상승 반열에 올라탄 삼성전자도 다시 힘을 잃은 모양새다.


그러나 대다수 전문가는 미국 대선 등에 따른 주가 변동성이 잦아들면 AI가 촉발한 반도체주 랠리가 다시 시작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AI 관련 산업 투자는 지속될 수밖에 없는 만큼 국내 반도체 기업의 실적도 당분간 좋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반도체주 주가가 이미 과열돼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반도체주 고점일까

전문가들은 당분간 국내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4분기께나 증시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던 미 대선 이슈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건으로 인해 ‘증시의 핵’으로 떠올랐다”며 “트럼프 경제 정책의 불확실성, 새 민주당 후보의 부상 등 예측할 수 없는 변수가 많아지면서 국내 증시도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는 ‘AI발 반도체주 랠리’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전망했다. 구글, 메타 등 빅테크 기업의 데이터센터 투자 등이 지속될 수밖에 없는 데다 D램 반도체의 공급 부족 현상이 예측되는 만큼 하반기에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오히려 주가가 많이 하락한 지금이 저가 매수할 기회라는 얘기다. 백영찬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고대역폭메모리(HBM)가 기존 데이터센터 서버뿐 아니라 스마트폰과 PC에도 적용되면서 하반기 반도체 수요는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주가가 급락할 때마다 저점 매수할 만하다”고 말했다.


다음주 이어질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반도체주 주가 상승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건규 르네상스자산운용 대표는 “주가는 실적 회복 기대가 극에 달했을 때와 실제 실적을 확인하는 과정 등 두 차례에 걸쳐 오르기 마련”이라며 “기업이 발표하는 하반기 실적 전망치를 확인하면서 주가가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중 하나를 꼽아달라는 요청에는 의견이 갈렸다. 백 센터장은 “HBM 시장 점유율이 견고하고 최근 많이 하락한 SK하이닉스의 반등 폭이 더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김영일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부터 D램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가시화하며 삼성전자 주가가 더 큰 폭으로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선·바이오 눈여겨보라”

반도체주가 이미 고점에 이르렀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동안 빅테크 주가 랠리를 떠받쳐온 ‘미국 금리 인하’라는 재료가 소멸된 데다 주가도 과도하게 오른 상태라는 지적이다. 경기가 본격적으로 둔화하는 구간에 들어선 만큼 반도체 수요도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국내 반도체주의 오름폭은 상대적으로 작았지만 그동안 미 반도체 주가와 연동돼 움직여왔다”며 “미 빅테크 랠리가 조정받는다면 국내 반도체주도 의미 있는 상승세를 보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반기 반도체주 외에 눈여겨볼 만한 업종으로 전문가들은 바이오와 조선, 음식료 등을 꼽았다. 특히 바이오는 미국의 금리 인하뿐 아니라 미국에서 추진 중인 생물보안법에 따른 수혜를 볼 수 있는 업종으로 꼽힌다. 생물보안법은 중국 바이오 기업들의 미국 내 거래를 제한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건규 대표는 “중국 바이오업체의 미국 수출이 어려워지면 반사효과로 국내 위탁생산개발(CDMO) 기업 수출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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