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키트루다'를 넘어서는 차세대 면역관문억제제(면역항암제) 개발에 나선다.
LG화학은 11일 첫 자체개발 항암신약물질인 ‘LB-LR1109(연구과제 코드명 LR19155)’의 미국 임상 1상에 시험자를 등록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물질은 ‘LILRB1(Leukocyte Immunoglobulin Like Receptor B-1)’ 억제 기전의 단일 항체 약물이다.
다양한 면역세포에서 발현되는 면역관문(면역계 회피) 신호 분자인 ‘LILRB1’과 암세포에서 나타나 면역세포의 공격을 막는 단백질 'HLA-G(Human Leukocyte antigen-G)'의 결합을 방해해 체내 면역세포의 기능을 동시다발적으로 활성화하는 역할을 한다.
LG화학은 타깃 단백질인 LILRB1이 대표적 면역세포인 T세포뿐 아니라 NK세포(자연살해세포), 대식세포(식균세포) 등 다수의 면역세포 표면에 공통적으로 발현된다는 점에서 T세포 등 단일 면역세포 작용에만 초점을 맞춘 기존 면역관문억제제와 뚜렷한 차별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항암제 중 매출 1위인 한국MSD의 키트루다 또한 단일 면역세포 작용에 중점을 둔 치료제다.
LG화학은 고형암 동물 모델에서 용량의존적 항암효과 등을 확인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은 바 있다. 임상 대상 질환은 비소세포폐암(NSCLC), 두경부 편평세포암종(HNSCC), 신장세포암종(RCC), 요로상피암종, 악성 흑색종으로 총 42명의 환자가 임상에 참여하게 된다.
LG화학은 한국, 미국에서 진행성 또는 전이성 고형암 환자들을 모집해 안전성과 내약성, 약동학, 약력학 특성 등을 평가할 계획이다. 또 항암사업 전문조직인 아베오와의 긴밀히 협업해 후기 임상개발 및 허가전략을 수립할 예정이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글로벌 면역관문억제제 시장은 지난 2023년 60조원(약 500억달러)에서 2028년 100조원(약 820억달러) 규모로 지속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장은 “전 세계 의료진과 환자, 모든 고객이 인정하고 체감하는 ‘혁신적 치료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의학적 미충족 수요가 가장 큰 항암 분야에서 차별화된 치료 옵션을 지속적으로 제시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