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2.01 오건영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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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는자차단
작성: 2023.02.01 22:26
FOMC 관전 포인트 간단히 적어보겠습니다. 마켓 분위기 보니까.. 그런 느낌을 받게 되네요. 어렸을 때 어머니께서 일요일에만 2시간 게임을 할 수 있게 해주셨죠. 그 때 삼국지 3를 하고 놀았는데(삼국지3는 정말 대단한 게임입니다.. ^^*) 그게.. 2시간에 잘 안끝나고… 2시간 정도 하면 정말 클라이맥스에 오는 경우가 꽤 많았습니다. 그럼 은근히 2시간을 넘기는 경우가 많았죠. 그런데.. 2시간 10분.. 20분… 하다보면 살짝 긴장감이 몰려오곤 합니다. 그리고 부모님 움직이는 소리에 깜짝 깜짝 놀라기도 하구요.. 상당히 눈치가 보이죠. 잠시 숨죽이고 긴장하다가 또 괜챦은 것 같으면 또 오버 타임으로 게임을 하고… 이랬던 기억이 납니다.

마켓이 제 마음이고… 연준은 부모님 마음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FOMC를 앞두고 일희일비하는 모습이.. 금리 올린다.. 멈춘다.. 올린다 … 멈춘다… 라는 소원을 빌면서 꽃잎을 뜯는..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라는 느낌과 사뭇 비슷한 것 같습니다. 네.. 펀더멘털보다는 연준의 금리 인상에 모두가 목을 메고 있는 모습.. 그걸 눈치보는 전형적인 심리장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내일 아침 FOMC에서 확인할 부분 중 1번은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인 것 같습니다. 연준은 계속해서 지난 12월에도 비슷한 언급을 했는데요.. 속도 조절을 피벗으로 해석해서는 안된다는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건 파월 의장 뿐 아니라 수많은 연준 위원들, 그리고 ECB의 라가르드도 선을 분명히 그으면서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표현을 한 이후에 시장은 마이동풍이죠. 너희는 절대 금리를 올릴 수 없어… 어제 ECI만 봐도 금리 인상과는 거리가 있어 보여.. 라면서 확신을 갖고 달려들고 있죠. 이렇게 얼리버드로 달려들어야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과거의 경험들이 마켓을 달구어주고 있습니다. 1차 경고를 했음에도 전혀 먹히지 않으면 2차 경고를 할 수 있는데요… 어떤 커뮤니케이션을 하는지… 그리고 시장은 이를 어떻게 받으들이는지 보도록 하죠.

참고로 최근에는 FOMC 결과 확인 이후 시장이 보여주었던 방향이 2~3일 후에는 정반대로 바뀌는 일들이 종종 벌어지고 있죠. 한쪽 방향으로 몰고 가다가 다른 방향으로 급선회를 하는 모습인데… 자산 시장의 심리장에서… 나타나는 “내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다”는 식의 일종의 추격 매수 매도가 이런 현상을 강화시키는 듯 합니다.

두번째는 자산 가격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연준의 시각입니다. 사실 첫번째와 맥을 같이 하는데요.. 지금 나타나고 있는 자산 가격의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재차 가속화하게 되고, 이게 인플레이션을 제압하려는 연준의 노력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 쟁점이 되고 있죠. 자산 가격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한단계 더 강도 높은 코멘트를 하게 될지를 보면 될 듯 합니다.

세번째는 시장이 반색할만한 얘기인데요… 최근 나타나는 미국의 소매판매 지표 등을 보면 빠르게 미국의 소비 경기가 식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저축률이 반등하고 있고 가계 부채가 증가하고 있는데요… 이는 개인들이 이제 어느 정도 경기 침체에 대한 두려움을 반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는 겁니다. 자산 시장은 과거의 패턴대로 경기 침체가 오면 주가를 밀어올리는 대형 호재가 되니… 제발 오라는 스탠스로 바라보고 있죠. 자산 가격의 상승은 부담이지만… 경기 침체가 주는 타격 역시.. 부채가 많은 지금의 현실에는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자산 가격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이구요.. 다만 한가지.. 경기 침체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에 대해… 연준은 알고 있는 듯 합니다만.. 시장은 그 위력에 대해서 과소평가하고 있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경기 침체 자체가 주가를 밀어올리는 호재가 아니라… 경기 침체가 왔을 때 그 침체를 꺾어버릴 정도의 강한 경기 부양이 주가를 밀어올리는 호재가 되는 거죠. 금리 인상 중단이 경기 침체를 꺾어버릴 정도는 아닐 겁니다. 그런데 과거 코로나 당시에 보여주었던 필요한 만큼 드릴게요… 라는 연준의 비굴 모드를 본 만큼.. 그걸 기대하는 시장과… 그런 기대 속에서도 경기 침체를 견제하려는 연준의 고민… 이번 FOMC에서 확인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네번째는 추가적인 긴축 수단에 대한 얘기입니다. HIGHER FOR LONGER에서 본 것처럼 이제 금리인상 속도는 더 이상 고려 대상이 아니죠. 대신에 금리 인상을 어디까지 하게 될 것인지… (이건 아마도 점도표를 상향할 수 있다… 혹은 복수의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식의 코멘트로 접근할 수 있죠) 혹은… 금리 인하로 돌아서는 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 것인지(시장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더 길 것이라는 멘트 등이 있겠죠), 그리고 지금 시장이 애써 외면하고 있는 QT(양적긴축)에 대한 코멘트를 할지 등을 할지를 보면 될 듯 합니다. QT의 경우 만기 도래 채권의 자연 감소를 받아들이는 정도지만… 이걸 보다 적극적으로 채권을 매각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도 있겠죠. 이렇게 되면 장기 금리를 끌어올리면서 현재 문제가 되는 장단기 금리 역전을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을 겁니다. 마지막으로 RRP금리와 IORB금리에 대한 조정…(이건 가능성이 낮습니다만..) 등이 회자될 수 있을 겁니다.

마지막으로 부채 한도 상한에 대한 연준의 코멘트는 어떤지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이번 부채한도 상한 문제가 생각보다 심각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데요… 연준 입장에서는 이 부분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기자 회견에서 질문을 받을 수 있겠죠.

네.. 다섯가지 정도 코멘트를 드렸는데요… 인플레이션을 바라보는 시장과 연준의 동상이몽에 대해… 연준이 그 간극을 어느 정도 좁혀줄지… 연준이 시장에 끌려갈지.. 시장이 연준에 말려들어갈지.. 긴장감이 감도는 FOMC가 될 것 같습니다. 이번에 은퇴하는 에스더 조지 총재가 그 얘기를 하죠. 인플레이션을 바라보는 시장의 시계열과 연준의 시계열이 다르다구요.. 시장은 지금을 바라보고.. 연준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보다 긴 시계열을 본다는 얘기였습니다. 그 차이를 어떻게 좁히는지 보시죠. 에세이 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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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어새02.01 22:27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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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즈아22202.02 07:09댓글

    정성글엔 추천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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