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1.08 오건영 에세이
갈 길이 머니 각설하고 바로 들어가겠습니다. 연간 전망 최종회이자 주말 에세이 보내드립니다. 다시 간단한 정리와 함께 들어가죠. 1주일 여에 걸쳐서 연간 전망을 적고 있는데요, 1부에서는 7가지 이슈들에 대해 다루어봤죠. 한 해가 지난다고 해서 지난 해의 이슈들이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 이슈들 중에 연속되는 것이 있겠죠. 여전히 마켓과의 줄다리기.. 이게 올해도 이슈로 남을 듯 합니다. 2부에서는 이런 줄다리기의 기저에 남아있는 시장의 심리, 이른 바 “Buy the Dip”에 대해 언급해봤습니다. 저가 매수에 대한 강한 의지는 지난 10년의 학습을 통해서 만들어진 것이죠… Loss Aversion을 넘는 이른 바 FOMO(Fear of Missing out)에 대한 두려움… 이게 2022년의 하락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강하게 숨쉬고 있죠.
3부에서는 이런 시장의 반대편에서 인플레 제압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연준을 다루었습니다. 인플레와의 장기전을 예상하고 있는 바.. 멀리.. 그리고 긴 시간 가야하는 여정이라면 천천히 가야하겠죠. 마치 오래달리기를 할 때 초반에 피치를 올리지 않는 것처럼… 4부에서는 이런 연준의 의도가 실패하게 되었을 때 충격이 나타날 수 있음을 다루었죠. 일본의 YCC 조정 등도 그런 이슈 중 하나가 될 수 있고, 예상치 못한 유가의 급등 등으로 인플레이션이 재차 강해질 때 나타날 수 있는 충격… 그걸 달러 스마일로 설명드리면서 환율에 대해 다루어보았습니다. 기존보다 일정 수준 높은 강한 달러 레벨로 유지를 원할 것으로 보이구요… 달러 스마일의 다른 쪽 끝… 시장 충격이 찾아왔을 때 나타나고 있는 이 반대편 끝이 힘을 받는 상황도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연준의 시도로 인플레의 예봉을 제대로 꺾게 되면, 이후 달러는 빠른 약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해봅니다.
이제 최종회를 시작하죠. 우연챦게도 이번 연준 의사록에서 연준의 의도가 상당히 클리어하게 나온 것 같습니다. 기사 인용하면서 갑니다.
“연준이 4일(현지시간) 공개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회의 참석자들은 "특히 위원회의 대응에 대한 대중의 오해로 금융 여건이 부적절하게 완화되면 물가 안정을 복원하려는 위원회의 노력이 복잡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피벗(통화정책 방향 전환)을 기대하는 시장의 낙관론이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는 연준의 노력을 망칠 수 있다는 경계심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르면 1분기 안에 금리인상을 중단하고 하반기 중 금리인하로 방향을 틀 것으로 보고 있으나, 연준은 당분간 금리인하는 없다는 입장이다.”(연합뉴스, 23. 1. 6)
네. 연준의 액션에 대해 시장이 과도한 낙관론에 기반해서 움직이게 되면서 자산 가격을 밀어올리게 되면, 이로 인해 인플레이션을 제압하려는 연준의 시도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얘기가 되겠죠. 에스더 조지 총재의 지난 8월 코멘트나, 지난 해 11월 파월 의장이 노동 시장의 공급 부족을 자산 가격의 상승으로 해석한 이후 연준이 자산 가격의 상승을 경계하는 모습을 세번째 보게 되네요. 닷컴 버블 이후에 자산 가격을 인플레이션의 원인으로 명시하는 케이스를 별로 본 적이 없는데.. 그만큼 자산 가격의 상승… 그리고 그게 이어질 것이라는 시장의 심리가 강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게 해줍니다.
연준은 연간 전망 2부에서 말씀드린 Buy the Dip의 심리를 꺾고 가야 할 겁니다. 그런데 금융 위기 이후 15년 넘는 기간 동안에 만들어진 하나의 학습 결과라서요.. 이게 쉽게 사라지지는 않겠죠. 아주 강한 충격을 주는 방법이 있는데요… 그렇게 되면 금융 시스템의 안정을 위협하게 되죠. 그럼 긴축 자체를 할 수 없는 문제가 생깁니다. 그럼 이런 심리를 강한 충격으로 제압할 수 없다면 어떤 방법을 쓸 수 있을까요.. 네.. 시간을 끌면서 지지부진하게 흘러가면… 시장 참여자들의 Buy the Dip 심리도 지쳐가지 않을까요? 코로나를 사례로 들어봅니다. 2020년 11월 백신이 처음 나온다는 뉴스에 시장은 열광했었죠. 코로나의 끝이 보인다는 기대감… 그런데 7차 대유행을 만난 지금… 우리는 코로나에 대해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을까요? 완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불태우지는 않는 듯 합니다. 코로나가 재차 창궐하고 있음에도 “이제 할 만큼 했다.. 마스크 벗자..”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게 이를 반증하고 있죠.
영화 “고지전”을 보면요.. 그렇게 기세등등하던 북한군 장교가… 2년 여간 이어진 애록 고지에서의 전투에 지치면서… 마지막에는 전쟁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잊어버렸다는 얘기를 하며 끝을 맺고 있죠. 네.. 지루한 참호전 속에서 너무나 지쳤기에…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너무 오랜 기간 지속하면서 한달 동안에도 수차례 주인이 바뀌는 고지를 지키는 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습니다. 한국전쟁 발발 초기에 밀고 내려오던 북한군의 그 기세가 장기간의 지루한 참호전 속에서 제대로 지쳐버린 거죠. 주식 시장을 보면 상해종합지수도 그런 케이스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시총이 커진 점은 감안해야겠지만) 2015년 상반기 그 열광적인 모습이.. 7년여 동안 하락 후 횡보하면서 중국 증시에 대한 투자 심리는 상당히 지쳐있음을 알 수 있죠. 네.. 이렇게 지지부진하게 시간을 끌게 되면 Buy the Dip심리도 지쳐버릴 수 있죠. Buy the Dip은 논리 혹은 이론이 아닙니다… 심리이기에 지치게 될 수 있죠.
연준은 강한 충격을 주지 않고 서서히 시간을 두고 시장을 안정시키는 방법을 선호할 듯 합니다. 그게 가능할까… 라고 하면 일단 자산 시장이 뜨거워지려 하면 추가적인 긴축에 대한 경계감을 보이겠죠. 너무 낙관하지 말라고… 인플레를 제압할 때까지 피벗은 기대도 하지 말라구요.. 그러면서 자산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을 계속해서 언급하게 될 겁니다. 그리고 최종 금리의 레벨을 보다 높이거나.. 혹은 고금리의 지속 기간을 더 늘릴 수 있다는 코멘트, 혹은 양적 긴축 프로그램의 조정(채권 직매각) 등의 카드를 꺼내들면서 뜨거워지는 자산 가격을 경계할 수 있겠죠.
이런 이슈에 시장이 화악 식게 되었을 때… 금융 시스템 불안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있습니다. 시장의 급냉각을 제어하는 방법은 심리죠. FOMO의 심리.. Buy the Dip의 심리.. 이걸 이용한다면 자산 가격이 큰 폭으로 무너지는 것을 제어할 수 있습니다. 자산 시장이 긴장할 때마다 약간씩 풀어주는 카드를 던져주는 거죠. 예를 들어 이 정도면 인플레 압력이 완화될 수 있으니 최종 금리 레벨을… 쿨럭… 이라던가.. 혹은 고금리 지속 기간을 줄인.. 쿨럭.. 등의 방식이죠. 연준 위원들이 19명이나 됩니다. 이 들 중 비둘기파를 활용하는 방법.. 혹은 연준의 비공식 대변인인 닉 티미라오스의 활약도 기대해볼 수 있겠죠. 네… Buy the Dip의 심리가 강하다면… 이 심리를 이용하는 것도 하나의 솔루션이 될 수도 있죠.
홍길동이 온 몸에 암이 퍼져서 수술을 해야 합니다. 이 때 전신의 암을 한꺼번에 째면 환자에게 너무나 큰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시간을 두고.. 하나씩 하나씩 수술을 해줘야 하지 않을까요.. 하나를 째고… 충격받은 환자가 어느 정도 회복되면 또 하나 째고… 이렇게 시간을 끌어가는 방식을 통해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답이 될 수 있습니다.
아마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 중에 “소설 쓰고 있네”라는 생각이 드시는 분들도 있으실 겁니다. 네.. 저 역시 그럴 수 있다고 보구요.. 어디까지나 연준이 고민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봅니다. 그냥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구나.. 정도로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다만 이런 비슷한 생각을 연준이 이번 의사록에서 내비친 부분이 있는데요.. 그걸 한 번 인용해봅니다. 꼼꼼히 읽어보시죠.
“연준 직원들은 경제가 내년 말까지 침체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4일(현지시간) 마켓워치는 간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공개한 지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서 경제 전망과 관련한 연준 관련 부서의 전망을 소개하며 시장이 올해 전망을 바꿔야 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직원은 경제의 가장 힘든 국면이 이전에 예측했던 것보다 1년 늦은 2024년 말까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지난해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올해 경제가 침체에 접어들 것으로 본 금융시장의 전망과 차이가 있다.
관련 부서는 11월과 12월에 새로운 정보를 접했다며 경제 성장은 예상보다 강했으며 재정 조건도 이전 가정보다 덜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식 가치에 대한 더 높은 전망과 달러에 대한 더 낮은 전망은 중기적으로 더 높은 수준의 금리를 상쇄하고도 남을 것이라고 전했다. 의사록에서 관련 부서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전망에 대한 위험이 한쪽으로 치우쳐 있음을 경고했다.
다만, 연준은 올해 성장은 여전히 "현저하게 둔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연합인포맥스, 23. 1. 5)
이거 의사록에 직접 나와있는 내용입니다. 연준 위원들이 아니라 분석하는 스탭들이 한 얘기를 의사록에 담았죠. 첫 문단과 두번째 문단을 보시면… 크게 흔들릴 듯 했던 미국 경제가 2023년 말까지.. 그렇게 크게 충격을 받을 것 같지 않다는 얘기를 하고 있죠. 세번째 문단을 보면 11월과 12월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상당히 강했다는 점을 언급하고 있죠.. 그리고 미국 가정의 재무 상태가 예상보다 더 좋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표현이 나오는데요.. 그걸 재인용합니다.
“특히 주식 가치에 대한 더 높은 전망과 달러에 대한 더 낮은 전망은 중기적으로 더 높은 수준의 금리를 상쇄하고도 남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게 뭔 소리일까요?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과 달러가 더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예전보다 높아져있는 금리 수준을 상쇄한다.. 라는 의미겠죠. 이렇게 번역을 조금 스무스하게 해도 이해가 잘 되지 않네요… 이런 얘기 아닐까요?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 그리고 달러가 약해질 것이라는 기대감.. 당장은 힘들지만… 미래에는 자산 가격이 올라줄 것이고… 미래에는 신흥국을 이렇게 힘겹게 만드는 달러 강세도 둔화될 것이고… 라는 기대… 이런 기대가 지금의 어려운 고금리를 헤쳐나가는데 큰 힘을 준다는 얘기 아닐까요.. 네.. Buy the Dip의 심리와 상당히 만나있겠죠. 당장은 힘들지만 자산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강한 기대가 존재한다면… 지금의 강한 긴축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정조준해도… 의지를 갖고 시장이 이를 견뎌낼 수 있음을 말하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그런 의지는 필요한 경우에 약간씩 자극해주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겠죠.
참고로요… 뉴욕 증시는 지난 해 상반기 큰 폭으로 하락했구요.. 지난 해 6월 저점을 형성한 이후 그 저점에서 꽤 올라있는 다우, 조금 올라있는 S&P500, 조금 더 내려와있는 나스닥… 이 있습니다. 이 얘기인 즉슨.. 지난 해 하반기는 주가가 올랐다 내렸다라고 평가하기 다소 어려운 횡보장의 성격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시간을 끌면서 천천히 심리를 스팀아웃 시키는 방법들… 어쩌면 연준은 무대뽀로 강한 충격을 주는 것보다는 이렇게 시장의 Buy the Dip심리를 이용하는 방법을 고민해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렇게 시간을 끄는 과정에서 예상 밖의 구원군을 만날 수 있죠. 예를 들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소식이나 OPEC+의 증산 뉴스 등이 이에 해당될 겁니다. 이건 조금 당황스러운 공조 사례라고 할 수 있구요… 이런 건 충분히 고민해볼 수 있겠죠. 미국은 중국에게 지난 해 11월 G20에서부터 채무국의 채무 탕감을 고려해볼 것을 제안하고 있죠. 결국 금리 인상의 충격은 부채가 많은 국가에게 보다 크게 다가옵니다. 이른 바 약한 고리가 되겠죠. 미국과 중국이 일정 수준 채무 탕감에 합의해준다면 약한 고리의 충격을 일정 수준 통제한 채로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실제 닷컴 버블의 끝자락인 2002년 채무 탕감이 현실화되었던 바 있죠. 일단 가까이는 2월 25일로 예정되어 있는… (그 이후에도 몇 차례 더 있습니다) G20재무장관 회담부터 전개 양상을 보아야 할 듯 합니다.
그리고 너무 오랜 기간 고금리가 유지되었을 때 미국 국채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게 되면서 국채 시장 충격으로 이어질 수도 있죠. 이를 제어하기 위해 연준에서는 SLR규제 등을 손보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1분기 말인 3월 정도에는 가이드라인이 나올 듯 한데요… SLR규제가 조금이라도 완화되어서 미국의 대형은행들이 미국의 국채를 안정적으로 매입해준다면 금리 인상과 양적 긴축으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충격을 상당 수준 완화시켜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결론은 연준이 긴축 시그널을 통해 뜨거워지는 것을 제어하고… Buy the Dip의 심리를 활용하면서(?) 급랭 국면으로 접어들며 금융 시스템을 무너뜨리는 것 역시 견제하는 거겠죠. 이렇게 고금리를 이어가면서 인플레이션을 제압하는 방법을 쓰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언급해드렸던 것과 같은 국제 공조가 현실화된다면 인플레 제압의 그 날이 빨라질 수도 있겠죠.
2022년을 3고의 해라고 했습니다. 고물가가 형성되고, 이를 잡기 위해 미국이 금리를 올리고, 그 영향으로 달러가 강해지면서 고환율이 되는…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3고 현상이 나타났었죠. 그리고 고환율은 한국 내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이면서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인상을 하게 되면서 국내 경제 주체들의 이자 부담을 크게 높이는.. 이를 통해 부동산 시장을 비롯한 금융 시장 전반에 경색을 야기하는 문제를 만들어 내었습니다. 이런 3고를 단숨에 해결하는 방법은 없을 겁니다. 그렇게 진행했다가는 금융 시스템이 무너지는 문제를 만들어낼 수 있을 테니까요..
큰 충격을 주지는 않으면서… 지난 10년간 만들어져왔던 Buy the Dip의 심리도 눌러주면서… 지금의 강적인 인플레이션을 제압하는 솔루션… 연준은 이 복잡한 방정식을 풀어야 할 겁니다. 그리고 이 문제는 너무 오랜 기간을 통해 풀었을 때는 기대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되는 문제가 생기기에 Stop & Go를 마구잡이로 진행할 수도 없을 겁니다. 상당히 제약 조건이 많은 상황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야하는 거죠.
2023년 한 해… 난이도가 높은 시장이 될 겁니다. 어려운 방정식을 풀어야 하는 연준과.. 그런 연준을 해석해야 하는 우리.. 쉽지 않겠죠. 그렇지만 위기급의 충격보다는 연착륙(급부상이 아닙니다…^^;;)의 가능성을 높여가는 그림을 꾸준히 이어가게 되리라 기대해봅니다. 이상으로 연간 전망 줄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갈 길이 머니 각설하고 바로 들어가겠습니다. 연간 전망 최종회이자 주말 에세이 보내드립니다. 다시 간단한 정리와 함께 들어가죠. 1주일 여에 걸쳐서 연간 전망을 적고 있는데요, 1부에서는 7가지 이슈들에 대해 다루어봤죠. 한 해가 지난다고 해서 지난 해의 이슈들이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 이슈들 중에 연속되는 것이 있겠죠. 여전히 마켓과의 줄다리기.. 이게 올해도 이슈로 남을 듯 합니다. 2부에서는 이런 줄다리기의 기저에 남아있는 시장의 심리, 이른 바 “Buy the Dip”에 대해 언급해봤습니다. 저가 매수에 대한 강한 의지는 지난 10년의 학습을 통해서 만들어진 것이죠… Loss Aversion을 넘는 이른 바 FOMO(Fear of Missing out)에 대한 두려움… 이게 2022년의 하락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강하게 숨쉬고 있죠.
3부에서는 이런 시장의 반대편에서 인플레 제압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연준을 다루었습니다. 인플레와의 장기전을 예상하고 있는 바.. 멀리.. 그리고 긴 시간 가야하는 여정이라면 천천히 가야하겠죠. 마치 오래달리기를 할 때 초반에 피치를 올리지 않는 것처럼… 4부에서는 이런 연준의 의도가 실패하게 되었을 때 충격이 나타날 수 있음을 다루었죠. 일본의 YCC 조정 등도 그런 이슈 중 하나가 될 수 있고, 예상치 못한 유가의 급등 등으로 인플레이션이 재차 강해질 때 나타날 수 있는 충격… 그걸 달러 스마일로 설명드리면서 환율에 대해 다루어보았습니다. 기존보다 일정 수준 높은 강한 달러 레벨로 유지를 원할 것으로 보이구요… 달러 스마일의 다른 쪽 끝… 시장 충격이 찾아왔을 때 나타나고 있는 이 반대편 끝이 힘을 받는 상황도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연준의 시도로 인플레의 예봉을 제대로 꺾게 되면, 이후 달러는 빠른 약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해봅니다.
이제 최종회를 시작하죠. 우연챦게도 이번 연준 의사록에서 연준의 의도가 상당히 클리어하게 나온 것 같습니다. 기사 인용하면서 갑니다.
“연준이 4일(현지시간) 공개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회의 참석자들은 "특히 위원회의 대응에 대한 대중의 오해로 금융 여건이 부적절하게 완화되면 물가 안정을 복원하려는 위원회의 노력이 복잡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피벗(통화정책 방향 전환)을 기대하는 시장의 낙관론이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는 연준의 노력을 망칠 수 있다는 경계심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르면 1분기 안에 금리인상을 중단하고 하반기 중 금리인하로 방향을 틀 것으로 보고 있으나, 연준은 당분간 금리인하는 없다는 입장이다.”(연합뉴스, 23. 1. 6)
네. 연준의 액션에 대해 시장이 과도한 낙관론에 기반해서 움직이게 되면서 자산 가격을 밀어올리게 되면, 이로 인해 인플레이션을 제압하려는 연준의 시도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얘기가 되겠죠. 에스더 조지 총재의 지난 8월 코멘트나, 지난 해 11월 파월 의장이 노동 시장의 공급 부족을 자산 가격의 상승으로 해석한 이후 연준이 자산 가격의 상승을 경계하는 모습을 세번째 보게 되네요. 닷컴 버블 이후에 자산 가격을 인플레이션의 원인으로 명시하는 케이스를 별로 본 적이 없는데.. 그만큼 자산 가격의 상승… 그리고 그게 이어질 것이라는 시장의 심리가 강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게 해줍니다.
연준은 연간 전망 2부에서 말씀드린 Buy the Dip의 심리를 꺾고 가야 할 겁니다. 그런데 금융 위기 이후 15년 넘는 기간 동안에 만들어진 하나의 학습 결과라서요.. 이게 쉽게 사라지지는 않겠죠. 아주 강한 충격을 주는 방법이 있는데요… 그렇게 되면 금융 시스템의 안정을 위협하게 되죠. 그럼 긴축 자체를 할 수 없는 문제가 생깁니다. 그럼 이런 심리를 강한 충격으로 제압할 수 없다면 어떤 방법을 쓸 수 있을까요.. 네.. 시간을 끌면서 지지부진하게 흘러가면… 시장 참여자들의 Buy the Dip 심리도 지쳐가지 않을까요? 코로나를 사례로 들어봅니다. 2020년 11월 백신이 처음 나온다는 뉴스에 시장은 열광했었죠. 코로나의 끝이 보인다는 기대감… 그런데 7차 대유행을 만난 지금… 우리는 코로나에 대해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을까요? 완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불태우지는 않는 듯 합니다. 코로나가 재차 창궐하고 있음에도 “이제 할 만큼 했다.. 마스크 벗자..”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게 이를 반증하고 있죠.
영화 “고지전”을 보면요.. 그렇게 기세등등하던 북한군 장교가… 2년 여간 이어진 애록 고지에서의 전투에 지치면서… 마지막에는 전쟁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잊어버렸다는 얘기를 하며 끝을 맺고 있죠. 네.. 지루한 참호전 속에서 너무나 지쳤기에…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너무 오랜 기간 지속하면서 한달 동안에도 수차례 주인이 바뀌는 고지를 지키는 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습니다. 한국전쟁 발발 초기에 밀고 내려오던 북한군의 그 기세가 장기간의 지루한 참호전 속에서 제대로 지쳐버린 거죠. 주식 시장을 보면 상해종합지수도 그런 케이스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시총이 커진 점은 감안해야겠지만) 2015년 상반기 그 열광적인 모습이.. 7년여 동안 하락 후 횡보하면서 중국 증시에 대한 투자 심리는 상당히 지쳐있음을 알 수 있죠. 네.. 이렇게 지지부진하게 시간을 끌게 되면 Buy the Dip심리도 지쳐버릴 수 있죠. Buy the Dip은 논리 혹은 이론이 아닙니다… 심리이기에 지치게 될 수 있죠.
연준은 강한 충격을 주지 않고 서서히 시간을 두고 시장을 안정시키는 방법을 선호할 듯 합니다. 그게 가능할까… 라고 하면 일단 자산 시장이 뜨거워지려 하면 추가적인 긴축에 대한 경계감을 보이겠죠. 너무 낙관하지 말라고… 인플레를 제압할 때까지 피벗은 기대도 하지 말라구요.. 그러면서 자산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을 계속해서 언급하게 될 겁니다. 그리고 최종 금리의 레벨을 보다 높이거나.. 혹은 고금리의 지속 기간을 더 늘릴 수 있다는 코멘트, 혹은 양적 긴축 프로그램의 조정(채권 직매각) 등의 카드를 꺼내들면서 뜨거워지는 자산 가격을 경계할 수 있겠죠.
이런 이슈에 시장이 화악 식게 되었을 때… 금융 시스템 불안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있습니다. 시장의 급냉각을 제어하는 방법은 심리죠. FOMO의 심리.. Buy the Dip의 심리.. 이걸 이용한다면 자산 가격이 큰 폭으로 무너지는 것을 제어할 수 있습니다. 자산 시장이 긴장할 때마다 약간씩 풀어주는 카드를 던져주는 거죠. 예를 들어 이 정도면 인플레 압력이 완화될 수 있으니 최종 금리 레벨을… 쿨럭… 이라던가.. 혹은 고금리 지속 기간을 줄인.. 쿨럭.. 등의 방식이죠. 연준 위원들이 19명이나 됩니다. 이 들 중 비둘기파를 활용하는 방법.. 혹은 연준의 비공식 대변인인 닉 티미라오스의 활약도 기대해볼 수 있겠죠. 네… Buy the Dip의 심리가 강하다면… 이 심리를 이용하는 것도 하나의 솔루션이 될 수도 있죠.
홍길동이 온 몸에 암이 퍼져서 수술을 해야 합니다. 이 때 전신의 암을 한꺼번에 째면 환자에게 너무나 큰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시간을 두고.. 하나씩 하나씩 수술을 해줘야 하지 않을까요.. 하나를 째고… 충격받은 환자가 어느 정도 회복되면 또 하나 째고… 이렇게 시간을 끌어가는 방식을 통해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답이 될 수 있습니다.
아마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 중에 “소설 쓰고 있네”라는 생각이 드시는 분들도 있으실 겁니다. 네.. 저 역시 그럴 수 있다고 보구요.. 어디까지나 연준이 고민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봅니다. 그냥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구나.. 정도로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다만 이런 비슷한 생각을 연준이 이번 의사록에서 내비친 부분이 있는데요.. 그걸 한 번 인용해봅니다. 꼼꼼히 읽어보시죠.
“연준 직원들은 경제가 내년 말까지 침체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4일(현지시간) 마켓워치는 간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공개한 지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서 경제 전망과 관련한 연준 관련 부서의 전망을 소개하며 시장이 올해 전망을 바꿔야 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직원은 경제의 가장 힘든 국면이 이전에 예측했던 것보다 1년 늦은 2024년 말까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지난해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올해 경제가 침체에 접어들 것으로 본 금융시장의 전망과 차이가 있다.
관련 부서는 11월과 12월에 새로운 정보를 접했다며 경제 성장은 예상보다 강했으며 재정 조건도 이전 가정보다 덜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식 가치에 대한 더 높은 전망과 달러에 대한 더 낮은 전망은 중기적으로 더 높은 수준의 금리를 상쇄하고도 남을 것이라고 전했다. 의사록에서 관련 부서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전망에 대한 위험이 한쪽으로 치우쳐 있음을 경고했다.
다만, 연준은 올해 성장은 여전히 "현저하게 둔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연합인포맥스, 23. 1. 5)
이거 의사록에 직접 나와있는 내용입니다. 연준 위원들이 아니라 분석하는 스탭들이 한 얘기를 의사록에 담았죠. 첫 문단과 두번째 문단을 보시면… 크게 흔들릴 듯 했던 미국 경제가 2023년 말까지.. 그렇게 크게 충격을 받을 것 같지 않다는 얘기를 하고 있죠. 세번째 문단을 보면 11월과 12월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상당히 강했다는 점을 언급하고 있죠.. 그리고 미국 가정의 재무 상태가 예상보다 더 좋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표현이 나오는데요.. 그걸 재인용합니다.
“특히 주식 가치에 대한 더 높은 전망과 달러에 대한 더 낮은 전망은 중기적으로 더 높은 수준의 금리를 상쇄하고도 남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게 뭔 소리일까요?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과 달러가 더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예전보다 높아져있는 금리 수준을 상쇄한다.. 라는 의미겠죠. 이렇게 번역을 조금 스무스하게 해도 이해가 잘 되지 않네요… 이런 얘기 아닐까요?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 그리고 달러가 약해질 것이라는 기대감.. 당장은 힘들지만… 미래에는 자산 가격이 올라줄 것이고… 미래에는 신흥국을 이렇게 힘겹게 만드는 달러 강세도 둔화될 것이고… 라는 기대… 이런 기대가 지금의 어려운 고금리를 헤쳐나가는데 큰 힘을 준다는 얘기 아닐까요.. 네.. Buy the Dip의 심리와 상당히 만나있겠죠. 당장은 힘들지만 자산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강한 기대가 존재한다면… 지금의 강한 긴축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정조준해도… 의지를 갖고 시장이 이를 견뎌낼 수 있음을 말하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그런 의지는 필요한 경우에 약간씩 자극해주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겠죠.
참고로요… 뉴욕 증시는 지난 해 상반기 큰 폭으로 하락했구요.. 지난 해 6월 저점을 형성한 이후 그 저점에서 꽤 올라있는 다우, 조금 올라있는 S&P500, 조금 더 내려와있는 나스닥… 이 있습니다. 이 얘기인 즉슨.. 지난 해 하반기는 주가가 올랐다 내렸다라고 평가하기 다소 어려운 횡보장의 성격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시간을 끌면서 천천히 심리를 스팀아웃 시키는 방법들… 어쩌면 연준은 무대뽀로 강한 충격을 주는 것보다는 이렇게 시장의 Buy the Dip심리를 이용하는 방법을 고민해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렇게 시간을 끄는 과정에서 예상 밖의 구원군을 만날 수 있죠. 예를 들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소식이나 OPEC+의 증산 뉴스 등이 이에 해당될 겁니다. 이건 조금 당황스러운 공조 사례라고 할 수 있구요… 이런 건 충분히 고민해볼 수 있겠죠. 미국은 중국에게 지난 해 11월 G20에서부터 채무국의 채무 탕감을 고려해볼 것을 제안하고 있죠. 결국 금리 인상의 충격은 부채가 많은 국가에게 보다 크게 다가옵니다. 이른 바 약한 고리가 되겠죠. 미국과 중국이 일정 수준 채무 탕감에 합의해준다면 약한 고리의 충격을 일정 수준 통제한 채로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실제 닷컴 버블의 끝자락인 2002년 채무 탕감이 현실화되었던 바 있죠. 일단 가까이는 2월 25일로 예정되어 있는… (그 이후에도 몇 차례 더 있습니다) G20재무장관 회담부터 전개 양상을 보아야 할 듯 합니다.
그리고 너무 오랜 기간 고금리가 유지되었을 때 미국 국채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게 되면서 국채 시장 충격으로 이어질 수도 있죠. 이를 제어하기 위해 연준에서는 SLR규제 등을 손보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1분기 말인 3월 정도에는 가이드라인이 나올 듯 한데요… SLR규제가 조금이라도 완화되어서 미국의 대형은행들이 미국의 국채를 안정적으로 매입해준다면 금리 인상과 양적 긴축으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충격을 상당 수준 완화시켜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결론은 연준이 긴축 시그널을 통해 뜨거워지는 것을 제어하고… Buy the Dip의 심리를 활용하면서(?) 급랭 국면으로 접어들며 금융 시스템을 무너뜨리는 것 역시 견제하는 거겠죠. 이렇게 고금리를 이어가면서 인플레이션을 제압하는 방법을 쓰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언급해드렸던 것과 같은 국제 공조가 현실화된다면 인플레 제압의 그 날이 빨라질 수도 있겠죠.
2022년을 3고의 해라고 했습니다. 고물가가 형성되고, 이를 잡기 위해 미국이 금리를 올리고, 그 영향으로 달러가 강해지면서 고환율이 되는…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3고 현상이 나타났었죠. 그리고 고환율은 한국 내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이면서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인상을 하게 되면서 국내 경제 주체들의 이자 부담을 크게 높이는.. 이를 통해 부동산 시장을 비롯한 금융 시장 전반에 경색을 야기하는 문제를 만들어 내었습니다. 이런 3고를 단숨에 해결하는 방법은 없을 겁니다. 그렇게 진행했다가는 금융 시스템이 무너지는 문제를 만들어낼 수 있을 테니까요..
큰 충격을 주지는 않으면서… 지난 10년간 만들어져왔던 Buy the Dip의 심리도 눌러주면서… 지금의 강적인 인플레이션을 제압하는 솔루션… 연준은 이 복잡한 방정식을 풀어야 할 겁니다. 그리고 이 문제는 너무 오랜 기간을 통해 풀었을 때는 기대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되는 문제가 생기기에 Stop & Go를 마구잡이로 진행할 수도 없을 겁니다. 상당히 제약 조건이 많은 상황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야하는 거죠.
2023년 한 해… 난이도가 높은 시장이 될 겁니다. 어려운 방정식을 풀어야 하는 연준과.. 그런 연준을 해석해야 하는 우리.. 쉽지 않겠죠. 그렇지만 위기급의 충격보다는 연착륙(급부상이 아닙니다…^^;;)의 가능성을 높여가는 그림을 꾸준히 이어가게 되리라 기대해봅니다. 이상으로 연간 전망 줄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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